병역비리의 몸통 박노항(朴魯恒) 원사가 병역비리에 연루된 신세대 연예인들을 혼동해 수사팀의 애를 태우고 있다.박 원사는 오랜 헌병 수사관 생활로 기억력만큼은 확실하다는 평을 듣지만 올해 50살인 그 역시 ‘쉰세대’인 탓에 20대 연예인의 이름에는 문외한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수사팀의 전언이다.
수사팀은 지난 12일 검찰에 소환된 인기 남성 댄스그룹 멤버 K(26)씨만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뛴다. K씨의 이름과 그룹명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 박 원사가 병역 면제자를 막연히 광주 출신의 H.O.T 멤버 중 한명으로 진술했기 때문이다.
수사팀은 박 원사의 진술을 믿고 지휘부에 “H.O.T 멤버가 걸려들었다”는 보고까지 올렸으나 이후 조사과정에서 H.O.T 멤버에는 광주 출신이 없다는 점을 발견, 뒤늦게 K씨를 찾아냈다.
주연급 연기자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탤런트 K씨도 박 원사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
수사팀은 “K씨로 보이는 사람이 신체검사를 받을 때 모 여성 탤런트가 함께 왔었다는 얘기를 군의관으로부터 들었다”는 박 원사의 진술에 따라 내사를 벌여왔다.
그러나 내사사실을 알게 된 K씨가 “사실과 다르다”며 거세게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수사팀은 인터넷으로 교제 소문을 일일이 검색한 끝에 박 원사로부터 “K씨가 아니라 모델 L씨인 것 같다”는 번복을 받아냈다. 이제 수사팀은 박 원사가 이 여성 탤런트를 정말 알고 있는지도 의심스러워하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박 원사가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지는 않지만 기억의 한계 때문에 허탈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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