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로시마(廣島)에서 열리고 있는 제2회 한민족포럼에 한민족대회에 참석중인 독일 뮌스터대 송두율(57)교수는 25일 최근 다시 불거진 자신의 북한노동당 가입설에 대해 “일부 언론이 터무니없는 얘기를 퍼뜨리고 있다”며 일축했다.부인, 대학을 졸업한 두 아들과 함께 베를린에 살고 있다는 그는 “이런 분위기라면 한국에는 영영 가보지 못하고 죽을 것 같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황장엽씨 등이 주장한 교수의 노동당 가입설은 사실인가.
“참으로 어이가 없다. 일부 언론이 나름대로의 목적을 관철하기 위해 해묵은 얘기를 다시 꺼내 색깔논쟁을 시작하고 있다. 이미 언론중재위에 반론을 요청한 상태고, 명예훼손 재판이 계속되고 있다. 24일 30차 공판이 열렸다고 들었다.
나는 원고로서 피고들이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를 법정에 제출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들은 국가기밀이라서 내놓지 못한다고 하는데, 독일 같으면 이런 재판은 원고승소 판결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왜 자꾸 그런 주장이 제기된다고 생각하나.
“나는 남과 북 가운데 어느 한쪽 편을 드는데 반대한다. 유신체제에 대한 반대운동에 가담한 이후 지금까지 남쪽 정권에 우호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는 남북한 양쪽에 다 할 얘기를 한다. 북한이 듣기에 섭섭한 소리까지도.”
-통일문제에 대한 소신을 정리한다면.
“남북문제를 선과 악의 2분법적인 시각으로 봐서는 통일을 이룰 수 없다. 양자택일은 세상을 가장 명쾌하게 설명하는 논법일 수는 있으나, 남북문제를 그렇게 보면 결국 전쟁밖에 더 있겠나. 남쪽의 마음 속에 북이 있고 북쪽의 마음 속에 남이 들어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풀어야 한다.
통일은 과거에 있었던 고향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누구도 가보지 못한 미래의 고향을 함께 만든다는 철학과 희망을 가져야 가능하다.”
-민족의 장래에 대한 중장기적 전망은.
“최근의 국제정세가 우리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20여년 이후를 생각해봐도 한반도가 쉽게 통일의 단계에 들어가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중국이 세계 최강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이는 미래에 대비해서 남북한이 하루빨리 통합과정에 진입하는 일이 절박하다. 그 과정에서 언론의 선도적, 계몽적 역할이 크다.”
/히로시마=이상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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