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금융계열의 ‘삼성(三星)’이 서로 자리를 바꿔 앉는다.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공시를 통해 황영기(49) 현 삼성투신운용 사장의 삼성증권 사장 내정 사실이 발표된 데 이어, 유석렬(51) 현 삼성증권 사장이 삼성생명 자산운용 담당 사장으로, 배호원(51) 현 삼성생명 자산운용 담당 부사장이 삼성투신운용 사장으로 각사 주총에 맞춰 6월초까지 서로 자리를 옮길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삼성그룹 차원의 인사가 없는 가운데 유독 금융계열사 경영진이 3명씩이나 연쇄 이동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금융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인사를 보는 금융계 시각은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의 강화와 함께 황영기 사장의 중용 쪽에 모아지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생명으로 자리를 옮기는 유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국내 금융통”이라며 “투자영업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가고 있는 생명의 자산운용 부문을 보강한다는 구도”라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생명의 자산운용 부문은 부사장급이 맡아왔다.
이와함께 삼성생명 신은철 영업담당 사장은 2선으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황 사장의 중용은 일찍부터 예상된 일. 삼성 관계자는 “국제금융통인 황 사장은 90년대 중반 금융그룹 전략기획실장을 맡으면서 삼성 계열 금융사의 변화를 주도했다”며 “차세대그룹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황사장이 증권을 맡음에 따라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유ㆍ황 두 내정자와 함께 삼성 비서실 재무인맥으로 분류되는 배 내정자 역시 규모는 작지만 삼성투신운용이라는 계열 내 독자 금융사의 CEO로써 첫발을 내딛는 입장이라 향후 경영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의 배경을 증권의 삼성언론재단 직원 횡령 사건 연루 및 삼성생명 상품기획 부문의 실책 등 주력 금융사 내의 잇단 잡음에 대한 쇄신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장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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