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희야말로 진짜 가수다. 요즘 가수는 가수도 아니다.”지난주(20일) SBS ‘도전 1000곡’(일요일 오전 8시 50분)에 가수 최진희가 출연하여 김범수의 ‘하루’를 애절하게 부른 후, SBS게시판은 신세대들의 난데없는 찬사로 ‘도배’가 되었다.
무작위로 고른 노래를 정확하게 부르면 우승하는 ‘도전 1000곡’. 이 프로그램이 가수들의 실력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라이브 무대’가 되어가고 있다.
노래방 기기에 입력된 500여곡에는 최신가요와 트로트, 록 등이 무작위로 섞여 있다. 립싱크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덕분에 방송에서는 좀처럼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중견가수들이 폭넓은 곡 소화력과 뛰어난 가창력으로 신세대 시청자들을 감탄하게 한다.
‘그날’의 김연숙은 조성모의 ‘다짐’을 불러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고, 이은하도 김현정의 ‘그녀와의 이별’을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소화했다.
신세대 가수중에서도 가창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톡톡히 덕을 본다. 소냐 유미 플라워 유리상자 등이 특히 돋보였다.
순위프로그램에서는 좀처럼 노래를 들을 수 없었던 ‘코요테’의 여성보컬 신지도 ‘망부석’등 오래된 노래까지 천연덕스럽게 불러 ‘립싱크 가수’의 오명을 씻었다.
여러명이 한 팀이더라도 노래는 한 사람만 부를 수 있기 때문에 댄스그룹의 경우 ‘핑클’은 옥주현, ‘클릭비’는 오종혁, ‘샤크라’는 황보 등 가창력있는 대표주자들이 마이크를 잡는다.
지명도와는 달리 가창력이 형편없는 가수도 있다. 이동규 PD는 “출연한 7팀중 두 팀 정도는 A급 가수들을 섭외한다.
그런데 이들 중에서 아는 노래도 거의 없고 그나마 음정 박자 다 틀려 불가피하게 편집할 수밖에 없는 사람도 있다”고 말한다.
‘도전 1000곡’은 방송 7개월 만에 시청률이 12~14%로 3배나 급상승했다. 이 PD는 “중견가수들의 색다른 면모를 발견할 때는 연출자인 나도 즐겁다”며 “정작 가수들이 가창력을 뽐낼 수 있는 방송프로그램이 거의 없는 데다, 출연자들이 진지한 자세로 임하기 때문에 묘미가 있다”고 말한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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