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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맑은물 따라 트레킹' 3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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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맑은물 따라 트레킹' 3선

입력
2001.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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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더위에 가뭄까지 겹쳤다. 며칠 전 비가 내리긴 했지만 먼지만 가라앉힌 정도. 메마름과 더위를 한꺼번에 피할 수 있는 곳은 역시 계곡.가뭄에도 불구하고 깊은 산을 끼고 흐르는 계수는 여전히 풍성하고 푸르다. 짙어져 가는 녹음을 완상하며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계곡을 돌아본다. 물론 지친 다리를 시린 계곡물에 담글 수도 있다.

■주전골계곡(강원 양양군)

설악산 오색약수에서 약 3.2㎞에 이르는 계곡. 왕복 2시간 정도면 충분히 트레킹을 할 수 있다. 산악인들이 ‘만물상’이라 부르는 기암의 봉우리를 배경으로 맑은 계류가 이어진다. 출발점은 오색약수 건너편 길.

차가 다닐 수 있는 너른 길을 약 1㎞ 정도 오르면 성국사(城國士)라는 절이 나타난다.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통일신라 시대 자장율사가 창건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조선시대 위폐범들이 이 곳을 근거지로 삼고 주전을 찍어내다가 들켜 폐사됐다고 한다. 지명은 그 이야기에서 비롯된 듯하다. 지금 중창불사가 한창이다.

절을 지나면서 절경이 시작된다. 두 세 사람이 들어가면 딱 좋을 정도의 물웅덩이가 연이어져 있는 선녀탕, 바위와 숲, 계류의 조화가 으뜸인 금강문 등 눈과 발에 닿는 모든 것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금강문에서 조금 더 오르면 갈림길. 왼쪽은 십이폭포에 가는 길인데 31일까지 산불 방지를 위해 통행을 금지한다.

오른쪽은 용소로 가는 길. 트레킹의 종착지인 용소는 이무기가 용이 돼 승천했다는 전설을 갖고 있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기운 찬 폭포가 떨어지고 물빛은 푸르다 못해 검다. 용소에서 약 5분만 더 오르면 용소매표소가 나오고 한계령길(44번 국도)과 만난다.

동해로 향하는 길에 한계령을 넘는다면 이 곳부터 오색까지 내리막 트레킹을 즐길 수도 있다. 운전자만 오색 주차장에서 기다리면 된다. 설악산관리사무소 오색분소 (033)672-2883

■화양계곡(충북 괴산군)

속리산의 서남쪽 골짜기인 화양 계곡은 조선의 대학자 우암 송시열(1607~1689년)의 발자취가 깊게 남아있는 곳.

우암이 자신의 서원(화양서원)은 물론 야외 서재(암서재)까지 짓고 말년을 보냈으니 이 곳은 우암의 정원이나 마찬가지였던 셈이다.

굵은 바위와 넉넉하게 흐르는 계곡물, 좌우에 빼곡한 아름드리 나무에서 남성적인 계곡의 멋을 느낄 수 있다. 여름이면 사람으로 넘친다. 차분하게 계곡미를 감상하기에는 지금이 적기이다.

우암이 직접 이름을 붙였다는 아홉 곳의 명소(화양구곡)를 차례로 감상하는 것이 트레킹의 방법. 역시 으뜸 절경은 그의 서재인 암서재이다.

집채 만한 바위를 주춧돌 삼아 방 한 칸짜리 집을 지었다. 원목의 색을 그대로 살린 암서재는 자연 속에 녹아있는 듯 전혀 튀지 않는다.

그 앞에 금사담이 있다. 잘 닦여진 너럭바위가 한쪽 귀퉁이를 담그고 있다. 속리산관리사무소 화양동분소 (043)832-4347

■금당계곡(강원 평창군)

‘메밀꽃 마을’ 봉평을 가로지르는 맑은 계류가 있다. 흥정천이다. 이 물길은 나중에 평창군 대화면 개수리에서 평창강으로 이름을 바꾸는데 봉평과 개수리 사이의 약 15㎞ 구간이 금당계곡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강고기를 낚는 낚시꾼만 찾는 오지였으나 최근에는 트레킹과 래프팅의 명소로 떠올랐다.

계곡을 따라 왕복 1차선 비포장길이 나 있어 승용차가 진입할 수 있지만 걸어야 제격이다. 자주 쉬면서 걷는다면 하루 일정을 잡아야 한다.

계곡을 따라 드문드문 민박집이 있다. 방을 잡아 밤을 보내는 것도 좋다. 통통하게 살 찐 별을 볼 수 있다. 평창군청 문화관광과 (033)330-2399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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