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실업대란속에 경마 경륜 카지노 등 사행(射倖)산업만 연일 ‘대박’을 터뜨려 ‘한탕주의’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경기 과천시의 서울경마공원 등에는 주말이면 경기 침체에 아랑곳 없이 인파와 돈이 주체 못할 정도로 넘쳐나는 실정이다.
5월 들어 세번째 일요일인 지난 20일 하룻동안 경마 경륜 카지노 등을 찾은 인원은 무려 20여만명으로 하루 매출액만 80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24일 서울경마공원에 따르면 20일 하루 적정 수용 인원 2만5,000명의 2배 가까운 4만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서울과 경기 일원의 장외발매소 22곳까지 포함하면 이날 무려 14만8,540명이 경마장을 찾아 약 586억원의 돈을 쏟아 부었다. 제주경마장에서도 이날 34억원이 베팅됐다.
경마장은 지난달 15일 15만4,000여명의 입장객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더니 불과 한 달도 못된 지난 6일에는 16만8,000명이 몰려 가볍게 기록을 뛰어 넘었다.
불과 1분이면 끝나는 한 경주에 70억~80억원이 걸리고 있다는 것이 경마장 관계자의 설명.
이러다 보니 경마장 매출액도 1999년 약 3조1,700억여원에서 지난해 약 4조2,600여억원을 기록, 무려 34%나 성장했다.
서울 송파구 오륜동 경륜장도 북적대기는 마찬가지여서 6,000석의 좌석 뿐이나 이날 1만5,000여명이 찾았고 TV로 베팅하는 장외사업소 11곳까지 합하면 모두 3만8,000명이 경륜에 132억원을 걸었다.
지난해 12월 8일 개장한 경남 창원 경륜장도 갈수록 인파가 늘어 20일 6,000여명 이상이 찾아 하루 매출액으로는 최고인 19억원을 기록, 6개월도 안돼 흥행 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강원 정선 카지노는 연일 말 그대로 ‘황금알’을 낳고 있다. 20일 하루에도 동시수용인원 700명의 3배가 넘는 2,200여명이 입장해 북새통을 이뤘다.
정선 카지노는 지난해 겨울 2개월 만에 412억원의 어마어마한 순이익을 올린데 이어 올해 1분기(1~3개월)에도 500억원을 거뜬히 넘어섰다.
서울대 사회학과 임현진(林玄鎭ㆍ52)교수는 “돈이 지배적인 가치로 군림, 사람들이 한 순간에 쉽게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빠져 사행 산업에 몰리고 있다”며 “경기침체 등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 지자체들이 조장한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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