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란 약육강식 법칙의 완벽한 현현일지 모른다. 사기꾼, 도박꾼, 몽상가, 브로커, 냉정한 기업가 등이 이윤 추구에 매달리는 풍경의 저류에는 과연 무질서한 무한경쟁 논리밖에 없을까.미국의 증권법 전문 변호사 마이클 크레이그는 13년 동안 대형 비즈니스 거래의 뜨거운 현장에서 일했던 경험을 10대 법칙으로 집약했다.
'맥도널드 프랜차이즈 계약에서 베이브 루스의 트레이드까지'라는 부제를 단 책은 베테랑 협상가의 50가지 사례를 통해 밝히는 빅 딜의 육도삼략이다. 불필요한 수식어는 다 발겨 버리고, 단도직입한다.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자신의 강점에 초점 맞춰라. 상대가 드러내는 약점을 놓치지 말고 재빨리 이용, 거래를 유리한 쪽으로 매듭지어라.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보이던 알래스카를 미국이 협상으로 거저 얻다시피했듯,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가치를 발견하라. 그러나 안달이 나서 필요이상 자신을 노출, 상대에게 매달리는 우를 범하지 말라.
자금 융통이나 판매방식을 혁신, 거래에서 우위를 점하라. 기업 M&A 때 비용절감 차원에서 직원 구조조정이란 칼을 들이대는 것은 오히려 경영인의 목숨을 재촉하는 짓이다 (약자에게 잘해줘라). 상대가 버거울 때는 오히려 강하고 까다롭게 나가라.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라. 시장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 미래의 기회를 붙잡으라. 여기서도 최후의 방책은 삼십육계이다.
상대가 나보다 월등한 기술을 가졌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그 때는 싸우지 말고, 후퇴하는 것이 이득이다. 제10법칙이다.
전문용어나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미국적 상황이 나올 경우 1,2개 씩의 돌출 소박스로 처리해 설명했다.
또 소단원 마다 실패ㆍ성공 요인을 박스로 정리, 시각적 효과를 높였다. 사활이 걸려 있는 기업간 협상에서 벼랑 끝까지 간 화이트 칼라에게 남겨지는 것은 이글대는 적대감과 생존 본능뿐이다.
이는 미국이라 해서 조금도 나을 것 없다. 드잡이 직전까지 치닫기 십상인 너무나 격렬한 협상 분위기 탓에, 급기야는 푸짐하게 시켜 놓은 음식이 모두 썩어 고약한 냄새를 풍기기 일쑤라고 책은 전한다.
기업 해체다, 인수합병이다 하여 자고 일어나면 거대 기업이 휙휙 쓰러지는 오늘날 한국 경제의 저류에 흐르는 논리를 이해하는데 실제적인 관점을 제공할 책이다.
지은이 크레이그는 현재 '온 라인 인베스터' 등 경제 잡지에 대형 비즈니스와 금융에 관한 발 빠른 글을 기고하고 있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