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파괴로 지탄을 받았던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이번에는 구 나치정권의 대 유대인 정책을 본받아 소수민족인 힌두교도에게 노란색 표식을 달라는 명령을 내려 세계적인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탈레반 정권은 22일 힌두교도를 이슬람교도와 구분하기 위해 엄지 손가락 크기의 노란색 배지를 셔츠 호주머니에 붙이도록 명령했다. 뿐만 아니라 비밀 종교경찰이 인식표를 부착하지 않은 힌두교도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 검색에 나설 작정이어서 전국이 공포분위기에 떨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압둘 아난 하마트 선악(善惡)부 부장관은 “힌두교도들이 이슬람교도로 오인받아 수염을 이슬람 방식대로 기르지 않았다는 등 이유로 체포되는 일이 빈번하다”면서 “이번 조치는 힌두교도들이 경찰에게 보이기 위해 요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과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는 이에 대해 “1930년대의 나치뿐 아니라 1990년대 초의 르완다 정권에 이르기까지 이 같은 제도는 언제나 끔찍한 범죄를 초래해왔다”고 지적했다.
국제인권연맹(FIDH)은 “보편적으로 인정된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힌두교 국가인 인도 정부는 “인식표 부착은 탈레반 정권이 은폐해온 인종차별 행위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국제적 압력을 호소했다.
정정화기자
jeong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