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30분 텔레비전을 켜면 '세계의 물부족' '세계로 진출하는 한국영화' 등 CNN의 국제 뉴스와 외국의 공연, 영화 등이 방송된다.곧바로 영어 발음과 어려운 단어의 용례 등을 설명하는 진행자의 해설이 뒤따른다. KBS 2TV '세상의 아침' 이다.
이 프로그램을 이끌며 정확한 영어와 풍부한 해설을 하는 사람은 바로 레이 한(29ㆍ한국명 한나래)이다. 그는 요즘 직장인과 대학생에게 연예인 못지 않는 인기를 얻으며 스타 강사로 부상하고 있다.
레이 한은 "단순히 영어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직장인을 비롯한 성인 시청자가 많이 보는 것 같다.
국제 정치, 문화,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이나 사안을 뉴스나 영화를 중심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영어도 배우고 새로운 정보까지 얻을 수 있다" 고 말한다.
그는 이어 "현재의 영어 회화 프로그램 같은 경우는 딱딱하고 기술적인 측면만 지도하는데 '세상의 아침' 은 영어에 대한 호기심을 재미있게 풀어주는 프로그램이다" 고 자랑한다.
재미와 교양, 영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게 해주는 것이 레이 한의 진행 스타일이다. 이는 그의 방송 경력과 관련이 있다.
그는 외국어대 독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5년간 음악 케이블TV m.net에서 비디오 자키(VJ) 활동을 시작으로 방송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VJ로 일하면서 방송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방법을 익혔다. 또 EBS 라디오와 케이블TV OUN에서 3년간 영어회화 프로그램을 맡아 영어교육 방송에 대한 기능을 체득했다.
고등학교 시절 과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오스트리아에서 학교를 다녀 자연스럽게 영어에 접했다.
요즘은 한국사이버대학 실용영어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체계적으로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외국어대 영어교육학과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레이 한은 "영어를 잘하려면 한국어를 우선 잘 해야 한다. 어린이에게 한국어를 제대로 가르친 후 영어를 지도해야 효과적이다.
하나의 언어를 체계적으로 익히면 다른 언어를 매우 쉽게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며 한국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 때문인지 그는 방송에서 한국어의 정확한 발음과 표현을 하기 위해 한국방송문화원을 다닐 정도로 한국어 사용에 신경을 쓰고 있다.
최근 일고 있는 제주도 영어 공용화 제안에 대해서도 반대한다. "모든 국민이 배우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영어에 매달리는 것은 국력낭비다. 공부와 직무에 필요한 사람들만 영어를 배우는 것은 당연하지 않는가?"
사람들은 영어를 배우기 위해, 아니면 국제뉴스를 듣거나 교양과 정보를 얻기 위해 '세상의 아침'을 시청한다. 이런 시청자들이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안들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유학 안갔다와도 영어프로 진행해요"
영어 관련 방송 프로그램은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영어 기초회화'(EBS) 와 같은 순수하게 영어만을 가르치는 것과 '곽영일의 팝스천국' (SBS라디오) 등 음악과 오락적 요소를 가미한 프로그램, '세상의 아침'(KBS) 처럼 교양적 요소가 강한 영어 프로그램이 있다.
한국인 영어 강사들은 세 종류의 프로그램에서 폭 넓은 시청자와 청취자 층을 확보하고 있다.
영어교육에서 인기 진행자를 다수 확보한 곳은 단연 EBS다. 특히 외국 유학을 가지 않고 국내에서 영어를 배워 누구보다 능숙하게 영어를 구사하고 가르치는 '김삿갓 영어 방랑기' 의 신예나와 '모닝 스페셜'의 이보영은 확실한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EBS의 한국인 영어 강사로 '리스닝 스페셜' 의 변혜원, '영어 동화'의 편성의가 있다.
KBS MBC SBS의 라디오 영어 프로그램 진행자도 인기인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지영의 굿모닝 팝스'(KBS)의 이지영, 'Let's Go English' (MBC)의 박현영, '곽영일의 팝스 천국'(SBS)의 곽영일 등이 청취자로 하여금 영어를 배우러 일찍 일어나게 하는 진행자들이다.
신예나는 "유학을 가야 영어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 외국 영화나 뉴스 등을 접하면서 정확한 발음을 익히고 영어에 꾸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다면 무조건 유학이나 연수를 가서 영어를 배우겠다는 사람보다 효율적으로 영어실력을 습득할 수 있다" 고 단언한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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