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이후 이혼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일본과 대만 등 주요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12만 쌍의 부부가 이혼, 조이혼율이 90년(1.1건)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2.5건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 90년 각각 1.36건과 1.28건의 조이혼율을 기록, 한국보다도 이혼율이 높았던 대만(98년)과 일본(99년)은 2.2건과 2.0건에 머물렀다.
'조이혼율'이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이혼 통계수치로 한해 동안 인구 1,000명당 이혼한 부부의 비율이다.
이혼율이 절대적으로 높아지는 것과 함께 '황혼 이혼'의 비중도 급증하고 있다. 15년 이상 장기 동거한 부부의 이혼비율이 91년에는 13.4%에 불과했지만 지난 해에는 26.3%로 두 배 가까이 늘었으며 50세 이상 고연령층 이혼율도 10년 동안 3배 이상 증가했다.
통계청은 "자기 중심적 삶의 지향 등 가치관의 변화와 경제적 요인으로 이혼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혼율이 높아지는 반면 결혼적령기 청춘남녀를 중심으로 결혼율은 급감하고 있다. 지난 해 총 혼인 건수는 33만4,000건으로 99년(36만3,000건)보다 2만9,000건이나 감소했다. 특히 결혼적령기인 25~29세 남성의 혼인은 99년 18만2,300건에서 2000년에는 16만3,200명으로 1만9,100명이나 줄었다.
반면 전체 혼인에서 재혼이 차지하는 비중은 91년 10.6%에서 2000년에는 18%로 증가했다.
여자 재혼의 경우 91년 7.1%에 머물렀지만 2000년에는 14.5%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연상 여자-연하 남자'의 비율도 꾸준히 늘고 있다. 초혼의 경우 여자 연상 비율은 10.7%로 91년 8.6%, 95년 8.7%, 99년 10.1%에 이어 끊임없이 상승하고 있다. 여자가 1~2세 연상인 경우는 8.3%, 3~5세 연상은 2.0%, 6~9세 연상은 0.4%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전체 혼인 부부의 3.7%인 1만2,319쌍은 외국인과 결혼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