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23일 안동수 법무장관을 전격 경질하고 후임에 최경원 전 법무차관을 임명한 것은 미봉책으로는 사태가 수습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옷 로비 사건'때 여론의 흐름을 거스르며 버티다가 정권 차원의 부담을 안은 뼈아픈 경험이 전격 경질의 수순을 택하게 한 것이다.흔들리는 검찰 조직을 시급히 안정시켜야 할 필요성도 있었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최 신임 장관은 안 장관과 대칭되는 '검증된 카드'라 할수 잇다. 최 장관이 검찰국장 법무차관 등 검찰의 요직을 두루 역임한 탄탄한 경력의 소유자로 일단 자격시비를 차단할 수 있고 정치권에 몸담지?訪? 정쟁의 표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 발탁의 배경이 됐다.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김정길 전 법무장관의 후임으로 제시한 비호남출신 후보군 중 1순위가 최 장관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결국 원안으로 돌아온 셈이다.
신승남 검찰총장,신광옥 민정수석 등 사정의 수뇌진과 호흡이 잘 맞는다는 점도 감안됐다.현 정부 출범 후 박상천 전 법무장관 아래서 최 장관은 차관을, 신 총장은 검찰총장을,신수석은 기확관리실장을 맡아 손발을 맞춰본 경험이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장관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경기고,서울대 법대 후배로 나름대로 가깝다는 점을 결격사유로 제기하기도 했다.한 고위관계자가 일각의 우려를 전하자 김 대통령은 "정치활동을 하지도 않았는데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일축했다는 후문이다.
법무장관의 경질과 인선이 몇 시간 만에 신속하게 이루어진 것은 안 장관이 인사말 초안 작성자에 대해 정확히 얘기를 하지 않았음이 확인됐기 ??문이다.청와대는 인사말 초안을 작성했다는 이경택 변호사가 그 시점에 골프장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자 '안 장관이 작성자'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김 대통령은 이를 보고 받고 더 이상 안 장관을 보호하기가 어렵다고 판단,경질을 결심한 것이다.
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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