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더 이상 음반판매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캐릭터나 벨소리 다운로드에서 첨단 이동통신기기를 이용한 뮤직비디오 판매까지, 최근 기업형으로 변모하고 있는 연예 제작자들은 정보통신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첨단화한 '스타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이런 경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첨단 통신기기를 통해 얼마든지 추가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저작권을 팔았을 경우 구매한 측에서 어떤 형태로 가공을 하든 기획사로서는 저작권료 외의 수익을 기대할 수 없었다.
하지만 무선인터넷 등의 발달로 앞으로는 이용 건수에 따라 별도의 제작비를 들이지 않고도 '알짜'수익을 올릴 수 있다.
현재 가장 첨단화한 형태는 PC E-폰을 이용한 뮤직비디오 다운로드 서비스이다. PC E- 폰은 PDA와 휴대전화, 미니PC를 결합한 통신기기로 가격은 100만원선이며 올 하반기쯤 실용화한다.
인터넷에 접속ㆍ다운로드하여 기기에 저장해 두면 언제든지 생생한 영상과 음질의 뮤직비디오를 즐길 수 있다.
천일음반(임창정 UN등), 잼 엔터테인먼트(디바 샤크라 등), 윈섬미디어(코요테 파파야 등)이 참여한 합작법인 '라미나 플로어'의 기획을 맡은 GNB(Global Network Brain)가 이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싸이더스도 벤처기업 MMACC와 5월부터 업무제휴를 맺고 이달 말에서 6월 초쯤에 뮤직비디오 다운로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노종윤 이사는 "PDA나 CDMA 2000이 일반화하는 올 하반기가 되면 상당한 수익이 예상된다"고 말한다.
PC E-Phone으로 뮤직비디오 1건을 다운로드 받으면 1,000원 가량이 전화요금에 합산되어 부과된다.
이중 SK텔레콤, 한국통신 프리텔 등 통신사업자에 10~30%를 공제해 주고 나머지를 컨텐츠를 수집 가공하는 CP(Contents Provider)업체와 일정 배율로 분배한다. 비율은 가수의 인기도에 따라 8~6할 정도로 가변적이다.
제작자들은 인터넷에는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 불법 MP3로 인해 음반매출이 30%이상 격감(2월 한국음반협회 자료)하는 등 오히려 손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몇 제작자들이 MP3유료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인터넷이 워낙 '공짜'개념이 확산된 공간이라 쉽지는 않다는게 공통적인 의견이다.
그래서 현재 일반화한 700서비스를 통한 벨소리ㆍ캐릭터 다운로드, 스타 위치추적 등 단말기를 통해 전화요금에 합산되는 서비스를 더 선호한다.
한 제작자는 "유료화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청소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와 관련된 정보라면 전화요금이 얼마가 나오든 개의치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인터넷은 단말기에서의 마케팅을 위한 보조수단이다. 4월 대영AV와 합병한 아이스타의 경우 야후, 다음 등 포털사이트와 제휴관계를 맺고 각종 팬사이트에서 20여만의 회원을 관리하고 있다.
정상헌 기획실장은 "온라인 팬클럽이 활성화하면 단말기를 통한 위치 추적서비스, 이벤트 공지 등이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단말기를 통한 유료서비스는 수익사업인 동시에 음반판매에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싸이더스 노종윤 이사는 "인기가수의 뮤직비디오를 다운로드 받는 것은 결국 MP3못지 않게 음반판매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신인가수의 경우 각종 단말기서비스에서 음반사가 수익을 거의 가져가지 않고 홍보차원에서 무료로 컨텐츠를 제공할 계획도 있다"고 말한다.
■DVD 음질·영상 '압도적' 비싼 제작비가 '걸림돌'
한 때 뮤직비디오와 동영상, 홈페이지 접속기능 등을 담은 CD-I 나 VCD(Video CD)등이 음반과 함께 2CD형태로 활발하게 출시되었다.
하지만 현재는 음질과 영상, 저장용량이 훨씬 뛰어난 DVD에 밀려 사양화한 상태다. DVD는 하드웨어의 빠른 보급으로 시장 잠재력이 크다.
영화의 경우 워너홈비디오코리아, 폭스 등 소프트웨어 제작업체들이 올해 안에 400여편의 DVD출시를 계획한 상태.
그러나 음반시장에서는 핑클 등 몇 댄스그룹들이 공연실황과 팬들에게 보내는 인사말을 담은 DVD가 출시된 것이 전부다.
DVD제작을 망설이는 것은 높은 제작비 때문이다. CD 한 장당 제작원가가 1,000원 미만인 데 비해 DVD는 3,000~5,000원에 달한다.
공연실황을 담을 경우 인터넷 동영상을 제작할 때처럼 6㎜카메라로 담는 게 아니라 방송용 ENG카메라에 맞먹는 장비로 선명한 화질을 만들고 음반을 녹음할 때처럼 별도의 믹스다운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내용을 다양하게 하면 비용은 더 늘어난다. 신인가수의 DVD를 기획하고 있는 한 제작자는 "안무연습, 학교에서 공부하는 장면, 취미활동을 하는 모습 등을 샅샅이 담고 있는데 제작비가 5,000원을 훌쩍 넘어선다"고 말한다.
제작비를 3,000원으로 잡을 경우 '최소한 4만~6만장이 팔려야 손익분기점을 넘어선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DVD가 아직까지 판매량 2만장을 밑도는 수준이다.
게다가 음반판매량과 비교했을 때 매출 비중도 미미하다. 공연실황을 내달 DVD로 출시할 god의 경우 예상 매출액은 6억원 수준이다. 음반은 지난해 180만장이 팔려 200억원 가량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제작자들은 "일단 DVD보급률을 높이는 게 우선"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DVD기기 제조업체와 협력하여 DVD타이틀과 기기의 패키지 판매를 계획하기도 한다.
또한 제작비를 낮추기 위해 방송사측과 협력하여 장비를 임대하는 방안도 모색중이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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