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대회 때 한국을 찾을 외국관광객은 35만명(외국 판매 입장권 기준)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우리나라 10개 개최도시 숙박시설의 총 객실수는 약 30만7,000실로 숫자상으로 큰 문제는 없다. 이중 국제축구연맹(FIFA) 패밀리 등 대회관계자와 월드컵조직위, 취재진 등이 사용하는 관광호텔의 경우 10개 도시 215개소 2만1,570실로 당초 목표(2만2,000실)의 98%를 확보, FIFA로부터 큰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일반관광객이 사용하는 중저가 숙박시설이다. 5월 중순 현재 목표치인 9만8,845실중 확보율이 42% 정도에 불과하다. 서울과 수원만 목표를 초과했을 뿐 나머지 도시는 50%를 밑돌고 있다. 특히 부산(9.2%) 서귀포(10.5%) 전주(12.9%) 광주(13.3%) 등이 심각한 상황이다(표참조).
그러나 조직위와 문화관광부는 현재의 진행상황으로 볼 때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말한다.
9월까지는 100%를 확보하고 곧바로 숙박시설 예약시스템을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오히려 문제는 다른 데 있다고 걱정한다. 우선 FIFA 패밀리 숙소를 제외하면 국내에 고급 숙박시설이 절대 부족하다는 점.
일본의 경우 현재 숙박시설 확보율은 한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지만 도쿄를 포함, 10개 개최도시의 숙박시설은 관광호텔 이상만 21만실인데 반해 한국은 2만 4,000실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하다.
또 중국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경우 몰려올 관광객이나 대규모 응원단을 몰고 다니는 브라질이 숙박시설이 절대 부족한 전주나 광주 등에서 경기를 할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는 심각하다.
특히 서울 수원 대전에서 경기가 열려 1일 최다 숙박인원이 발생하는 6월13일의 경우 약 7만1,000실 정도 소요될 것으로 추정돼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3개도시의 숙박시설을 합해도 3만실 정도에 불과, 2인1실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1만실이 부족하게 된다.
이에 대해 월드컵조직위의 강성일 숙박부장은 "12월1일 본선 조추첨이 끝난 뒤 정확한 소요인원을 재산정,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지정숙박시설 확보에서 가장 모범적인 도시는 서울시. 중저가시설은 목표(1만4,466실)의 114%에 달하는 1만6,473실을 지정했다. 4월초엔 국내 거주 외국인 4명을 대상으로 모의실험도 했다. 30여개의 지정숙박여관 명단을 주고 스스로 찾아가 숙박까지 하게 한 것.
외국인들은 국내 지도를 읽는 것과 언어의 문제점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만족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서울시는 이달 25일부터 20여명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재시험한 뒤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서울시의 목표달성은 고건 시장이 매일 숙박시설 확보율을 점검하는 등 담당 부서의 노력 덕분이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장과 담당부서의 관심이 없다면 숙박시설 확보는 난관에 부딪칠 수 있다. 숙박업소들이 영리문제로 지정을 회피하는 것도 확보율 부진의 원인.
그러나 지정업체로 선정될 경우 '월드인(World inn)'이란 명칭을 얻게 될 뿐 아니라 시설 개ㆍ보수 비용을 저렴하게 융자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 문화부 주관으로 관광공사와 한국정보통신에서 판매는 물론 홍보까지 대행해 준다는 이점도 누릴 수 있다.
유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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