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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쇼이판으로 꾸민 '백조의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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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쇼이판으로 꾸민 '백조의 호수'

입력
2001.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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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과 예술의전당은 발레의 대명사 '백조의 호수'를 6월1~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올린다.'백조의 호수'는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지젤'과 더불어 고전발레 3대 걸작에 속하는 작품. 국립발레단이 100회 정기공연 기념으로 준비한 야심작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33년간 볼쇼이극장 예술감독으로 있으면서 '발레=볼쇼이'의 등식을 만든 거장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안무한 볼쇼이판이다.

지난해 연말의 '호두까기 인형', 8월에 선보일 '스파르타쿠스'와 함께 국립발레단의 그리가로비치 3부작으로 공연된다.

지난해 '호두까기 인형'에서 드러났듯이 그리가로비치의 안무는 매우 역동적이고 웅장하다.

주역 뿐 아니라 모든 무용수가 쉬지 않고 춤을 춘다. 발꿈치가 바닥에 닿는 순간이 별로 없을 정도다.

군무도 주역이 춤출 때 배경으로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계속 움직여 복잡하고 정교한 기하학적 구도를 그리며 장관을 연출한다.

'백조의 호수'는 마법에 걸려 백조가 된 공주와 그를 구하려는 왕자의 사랑 이야기.

그리가로비치는 이 동화를 운명과 사랑의 대결로 재해석했다. 다른 버전에서는 조역에 불과한 나쁜 마법사 로트바르트를 왕자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악마로 부각시킴으로써 선과 악, 사랑과 운명이 팽팽히 맞서는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를 엮는다.

또 악마와 왕자의 2인무, 광대의 32회전, 궁정의 군무 왈츠, 여러 나라 왕녀의 춤 중 러시아춤은 그의 안무에만 나오는 것들이다.

이번 무대의 왕자와 공주는 국립발레단의 간판 스타 이원국, 김지영, 김주원 외에 올해 입단한 신예 장운규와 동명이인 김지영(19)이 맡아 스타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입단하자마자 주역으로 데뷔하는 행운을 잡은 신예 김지영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신무섭과 짝을 이룬다.

김지영의 짝인 장운규는 지난해 연말 '호두까기 인형'으로 주역 데뷔를 마친데 이어 지난달 카잔국제발레콩쿠르에서 남자 1등상을 차지, 한국 발레의 기대주로 꼽힌다. 악마 역의 정주영, 광대 역의 김준범도 올해 입단한 예비 스타다.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1톤의 무대장비, 169벌의 의상과 장신구, 91개의 소품을 러시아 그라스다나르 극장에서 직접 만들어 들여왔다.

공연시간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ㆍ공휴일 오후 3시ㆍ7시 30분, 6월 4일(월) 쉼.

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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