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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올의 돌연한 방송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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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올의 돌연한 방송 중단

입력
2001.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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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이야기'로 고전(古典)해석의 재미를 대중 속에 끌어들였던 도올 김용옥씨가 돌연 TV강의를 중단하고 출국했다.대중에 알려진 이래, 그는 여러 번 이런 식으로 대중과의 접속과 단절을 거듭했기에, 그를 이해하는 사람들은 '도올다운 행동'이라고 말한다.

도올은 언론사에 배포한 사퇴서에서 "제 자신이 강의로 인해 권력화와 찬반의 희롱물이 돼 가고, 시세의 상품이 돼 가며, 반복의 나락 속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적었다.

또한 그는 학문의 본령은 앎의 나눔보다는 축적이므로 학자의 본무로 돌아가겠다고 방송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그가 웃기고 공감시켰던 보통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무시당한 기분이 들 것이다.

노자(老子)강의 이후 대중매체의 위력을 몰랐을 리 없었고, 대중매체를 이용한 목적이 '앎의 나눔'이었을 텐데, 이제 와서 자신이 그런 사람이 될 수 없다니 고개가 갸우뚱해 진다. 그에겐 정당한 단절이겠지만, 시청자에겐 부당한 중단일지 모른다.

도올의 논어강의는 동양의 고전을 대중 속으로 끌어들였다는 평가를 받을 만 하다. 동서양 철학을 넘나드는 그의 학문적 편력과 뛰어난 의사전달 능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물론 논어의 해석과 강의 스타일을 놓고 끊임없는 비판을 받았고, 표절시비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이런 논쟁자체가 사회적 청량제로서 학계에도 자극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철학자나 과학자가 어려운 고전 해석이나 과학논문을 통해 창조활동을 하는 것도 가치가 있지만, 이를 대중에게 쉽게 알리는 것도 그들이 만들어내는 중요한 가치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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