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법무 前歷의혹 '논란'

안동수 법무장관의 전력에 대한 의혹이 법조계에서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첫째는 1975년 인천지청에 근무하던 안 장관이 변호사 개업을 하게 된 사연이며, 둘째는 80년 신군부의 법조계 비리 조사에 얽힌 부분.

당시 법무부와 검찰에 근무했던 법조계의 원로들은 "당시 검찰 내부에 대한 은밀한 사정작업의 결과로 다른 검사 4~5명과 함께 안 장관도 물러났다"며 "구체적 사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변호사와의 교제'가 문제가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과거 검찰 고위직을 지냈던 한 관계자는 "당시 검사가 옷을 벗는다는 일은 요즘처럼 단순히 변호사 개업을 한다는 의미와는 달랐다"며 "안 장관의 경우도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는 "사표를 낸뒤 바로 영등포지청 부근에 개업을 한 안 장관은 그후로도 '싹쓸이 수임'으로 몇차례 물의를 빚은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80년에는 당시 사정당국은 판ㆍ검사와 변호사업계의 검은 유착비리를 척결한다는 명목으로 서울 영등포 지역에서 개업중이던 안 장관 등 변호사 2~3명을 서빙고분실로 연행, 판ㆍ검사에 대한 골프 접대 등 유착관계를 집중조사했다.

신군부의 주도로 이루어진 법조비리 정화 작업은 당시 고급요정인 삼청각 여주인 이모씨가 미화 30만 달러를 외국으로 밀반출하려다 서울지검 남부지청에 적발된 사건이 도화선이 됐다.

당시 이씨가 재판을 받던 남부지원에서 석연찮은 이유로 보석으로 풀려난 뒤 집행유예를 선고받자 법조계 주변에서 '검찰ㆍ법원이 봐주기 수사와 재판을 한다'는 루머가 나돌았었다.

내사 결과 당시 대법원장 비서실장과 수사 검사들이 이씨 가족 및 변호인측으로부터 휴가비 등 명목으로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줄줄이 사표를 냈고 서울지검장, 남부지청장과 담당 전ㆍ후임 재판부장 2명도 지휘책임 및 불명예 등을 이유로 옷을 벗어야 했다.

사건은 변호사들에게까지 확대돼 신군부는 안 장관 등 당시 남부지원 및 지청 관내에서 사건 수임률이 높은 변호사 2~3명을 전격 연행해 사건 청탁 대가로 뇌물을 제공했는 지 여부를 강도높게 조사했다.

일부 변호사들은 뇌물 제공사실을 털어놔 사법처리됐으나 안 장관만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바람에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장관은 이후 신병보호를 이유로 미국으로 도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 취재팀은 안 장관의 과거 변호사 전력과 관련, 안 장관과 접촉을 계속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배성규기자 vega@hk.co.kr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 安법무 해명

안 장관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인천지청에 근무하던 시기는 학생들의 반정부시위가 극심했던 유신체제로 당시 검사 생활이 인생의 목표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돼 사표를 냈다"며 "변호사 교제 의혹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안 장관은 또 "80년대 초 법조비리 정화작업을 벌이던 신군부에 연행돼 조사를 받은 적은 있으나 아무런 잘못이 없어 곧 풀려났다"면서 "이후 미국 UCLA에서 2년 과정으로 국제관계학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떠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