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elicobacter pylori)균의 유전체 염기서열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완전히 해독됐다.과학기술부가 주관하고 있는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중 하나인 유전체 해독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단장 유향숙)은 지난 2월 초안이 완성된 한국인의 몸에 서식하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완전히 해독하는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그동안 국내 연구진에 의해 미생물의 유전체 염기서열 초안은 몇차례 발표됐지만 미생물 유전체의 염기서열과 유전자를 모두 해독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해독된 한국인의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의 유전체는 모두 159만1천297개의 염기쌍으로 구성됐고 유전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유전자가 1천454개로 확인됐다.
이같은 결과는 미국과 영국에서 이미 보고된 동일 균주에 비해 4%정도 염기쌍수가 적고 유전자수도 각각 3%와 8%정도 적은 것이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은 우리나라 성인의 90%가 보균자로 알려진 세균으로 환자에서 분리된 균주마다 서로 다른 유전체 구조를 가진 특이한 세균집단이다.
특히 이번 해독결과에 따르면 유전자 재배열이 확인돼 동일 균주라도 인종간 유전적 차이에 의해 유전자가 다를 수 있다는 종전의 가설이 증명됐다.
유전체사업단 관계자는 "이번 염기서열 해독으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의 유전적 구조의 다양성을 상세히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위암의 조기예방법 개발에 대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향숙 단장은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빠르면 2005년께 위암을 조기에 예방할수 있는 방법이 개발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번 유전체 해독연구에는 경상대 의대 이광호 교수와 생명공학 벤처 제노텍㈜등이 유전체 사업단과 공동으로 참여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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