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 "취임일성이 충성서약" 법사위 소집등 與압박한나라당은 22일 안동수 법무장관의 인사말 초안 파문과 관련, 즉각 해임 또는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등 대여 공세를 시작했다.
권철현 대변인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 브리핑에서 "안 장관의 망언은 국가의 법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법무장관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1차적으로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하되, 안 장관에게는 스스로 물러날 것을 권유한다"고 직격했다.
한나라당은 이와는 별도로 관련 상임위인 법사위 소집을 요구하는 등 여권을 다각도로 압박하는 한편, 검찰총장 국세청장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법을 6월 임시국회서 반드시 통과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안 장관의 인사말 초안 내용 중 한나라당이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진 대목은 '정권 재창출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대목. 김기배 사무총장은 "법치주의의 종언을 보는 것 같아 망연자실할 뿐"이라고 비난했고, 권철현 대변인은 "취임 일성이 충성 서약이라니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몰아붙였다.
이재오 총무는 "법무장관 및 검찰총장 인사를 보면 이 정권이 갈수록 독재자 모습을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안 장관의 인사말 파문과 신승남 검찰총장 임명을 한데 엮어 '정치권 사정설'을 제기하는 등 공세의 반경을 넓혔다.
김기배 총장은 "특정 지역 출신을 사정기관 수장에 앉힌 것은 대대적 사정을 통한 야당 말살 음모가 담겨있는 것"이라고 경계했고, 장광근 수석부대변인은 "현 정권의 모든 사정관련 기관은 호남 인맥으로 채워졌다"며 "이들이 똘똘 뭉쳐 야당 죽이기와 정권재창출에 나서려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 민주 - "본인의사와 무관한 일" 파문 진화하느라 진땀
민주당은 22일 한나라당의 안동수 법무장관 해임을 요구하는 등 인사말 초안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하루종일 곤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당 대변인실은 공식 논평도 내지 못한 채 당직자들의 비공식 언급을 통해서만 야당의 해임 요구에 맞섰다. 박상규 사무총장은 "당사자가 자신과는 관계 없는 일이라고 하는데 해임 운운하는 것은 흠집내기용 정치공세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순형 의원은 "법을 집행하는 기관의 장은 도덕성에 한 점 흠이 있어선 안 된다"면서 '의혹을 부풀리지 말고 본인이 직접 나서 해명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해야 한다"고 뼈 있는 소리를 했다. 다른 한 재선 의원은 "인사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그럴 줄 알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초안을 작성했다는 동료 변호사가 그 시간에 골프를 쳤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사실 은폐 의혹이 제기되자 전용학 대변인도 "본인이 해명할 문제"라고 발을 뺐다.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당 일각으로부터 조기 교체를 통한 사태수습론이 흘러 나오자 당 지도부는 더욱 난감한 상태에 빠졌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