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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최악의 충돌 '5차 중동전' 비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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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최악의 충돌 '5차 중동전' 비화 우려

입력
2001.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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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F_16 전투기까지 동원,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를 맹폭격하는 등 중동사태는 1967년의 '6일 전쟁' 이후 최악의 국면에 접어들었다.미국의 중재가 없는 상황에서의 이 같은 유혈사태를 놓고 일부에서는 석유파동으로 야기된 1972년의 제 4차 중동전 이후 '5차 중동전' 으로 비화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강경보수세력이 득세하고 있는 이스라엘 정세와 자치정부의 통제를 이미 벗어난 팔레스타인 게릴라들의 '폭력성' 으로 양측의 평화적 해결 카드는 사실상 봉쇄된 상태다.

■강경을 고집하고 있는 이스라엘

아리엘 샤론 연립 정권의 대 팔레스타인 전략은 압도적으로 우세한 군사ㆍ경제력이 기저에 깔려있다.

인구 600여만 명에 불과한 '소국' 이스라엘이 전 아랍권을 상대로 외교 협상력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은 강력한 군사력과 함께 팔레스타인 경제의 목줄을 사실상 좌지우지하고 있는 경제력 때문이다.

매일 수십만 명의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이 자치지역 국경을 넘어 이스라엘 영내로 '출퇴근' 하고 있고, 이들이 벌어들이는 소득은 팔레스타인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통로만 봉쇄해도 팔레스타인 경제가 와해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국제 여론상 경제적인 숨통을 터주면서 군사적으로는 국내의 악화한 대 팔레스타인 감정을 이용, 강력한 압박전술을 구사한다는 게 샤론 정권의 복안이다.

전통적으로 이스라엘과 보다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왔던 미국의 공화당이 8년 만에 정권을 되찾은 것도 샤론 정권의 든든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중동 개입에 소극적인 것은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 비난여론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뜻도 내포돼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별다른 카드 없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를 비롯한 아랍권의 대 이스라엘 전략은 외교적으로 극히 제한돼 있다. 군사, 경제적으로 어느 것 하나 이스라엘에 위협을 줄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한데다 최대의 중재국인 미국 또한 기본적으로 친 이스라엘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상태에서 외교적으로 이스라엘에 공세를 취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첼 보고서' 역시 이스라엘에 '권고' 하는 수준에 불과해 팔레스타인은 아랍권의 '단결' 과 '형제애' 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19일 아랍연맹이 지난 달 이란의 테헤란에서 열린 아랍 정상회담에서의 '이스라엘과의 모든 정치접촉 중단' 을 다시 촉구한 것은 외교적 대응카드의 한계를 보여준 반증이다.

아랍국가 상공회의소 회장들이 20일 이스라엘 참가를 이유로 이 달 말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_지중해 상공회의소 회담에 불참키로 결의했으나 효과는 의문이다.

이스라엘의 아킬레스건인 수자원을 놓고 레바논, 시리아, 요르단을 흐르는 강 상류의 지류를 바꾸는 초강경책이 대응책으로 제시될 수 있으나, 이 경우 1967년 3차 중동전의 빌미가 됐던 것처럼 이스라엘의 전면전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에 꺼내 들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카드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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