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도 요란했고,끝도 요란했다. 도올은 돌연한 강의 중단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KBS인터넷 게시판에는 아쉬움과 비난이 함꼐 쏟아졌다."그동안 금요일을 기다리는 재미로 살았는데..."시청자와의 약속을 이토록 저버릴수는 없다."그의 강의 중단은 그야말로 느닷없는 행위였다.'도올의 논어이야기'를 제작하는 오강선PD는 "지나주 성균관대에서의 강의를 성황리에 마쳤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고 난감해 했다.
오 PD는 "시청자에 대하 예의를 갖추는 차원에서 마지막 강의를 부탁하되,불가능할 경우 그의 서한을 방송에서 보여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도올의 갑작스러 행동은 그동안 자신을 둘러싼 숱한 논란과 화제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도올은 '사퇴서'에서 '자신이 강의로 인해 권력화하고 도올 김용옥이라는 인간이 소외되어 가는 것을 견딜 수 없었다'고 밝혔다. 도올의 저서를 연이어 출간한 남호섭 통나무출판사 대표는 "아이들까지 사인을 해 달라는 대중의 열광에서 두려움을 느꼈던 것 같다.권력화하며서도 한편 대중문화의 상품으로 이용될 수 있는 것이 스타 아닌가.학자적 양심으로 강의를 중단해야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EBS의 노자 강의에 이어 KBS에서 논어를 강의함으로써 도올은 어려운 고전에 대한 일반인들의 접근을 쉽게 했으며,동양사상에 대한 관심을 높인 것은 분명하다.독특한 강의 스타일과 방대한 학식,때론 독설적인 어투의 그의 강의는 평일 심야시간대로는 높은 7%이상의 시청률울 기록했고,각 대하 순회강연 때는 강의를 들으려는 학생들로 통로까지 꽉 찼다.
그러나 지나해 10월 13일 첫 강의를 시작한 도올은 연말 고려대 영문과 서지문 교수,'노자를 웃긴 남자'의 저자 이경숙씨 등으로부터 그의 해석방식과 강의 스타일에 대해 "소인이 군자를 강의한다" '3류 개그맨쇼"등의 비판을 받았다. 침묵을 지키던 도올은 TV강연을 통해 "나의 번역실력은 30~40년간 피눈물 흘러 쌓은 것이다.감히 누가 내 앞에서 논어를 운운하나"하는 일갈로 반격을 폈으나 이후에도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불교 연구가 서병후씨가 '도올에게 던지는 사자후'라는 책에서 '금강경 강해'등 도올 저서의 표절 의혹을 지적했고,이어 이기동 성균관대 교수도 '도올 김용옥의 일본 베끼기'라는 책에서 도올의 해석이 일본학자 시라카와 시즈카의 주장을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올은 연이은 '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격을 하지 않은 대신,4월 김수환 추기경과의 대담에서 '끊임없이 선행을 쌓으려 해도 저를 향한 질시와 왜곡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라는 말로 괴로운 심경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강의중단을 "정당한 단절"이라고 표현했지만 '100회까지 강의를 계속할 것'이라는 고언을 뒤집어 '약속을 뒤집는 학자'라는 비판은 면할수 없게 됐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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