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젊은 사회주의자 나차긴 바가반디(51) 대통령이 20일 치러진 대선에서 압승, 두번째 임기의 닻을 올렸다. 1990년 공산체제 붕괴후 세번째 대통령 직선인 이번 선거에서 바가반디는 57.95%를 득표했다고 선거관리위원회가 21일 공식 발표했다.도전장을 냈던 민주당 후보 라드나숨베를린 곤칙도리 전국회의장은 36.58%를 얻는데 그쳤으며, 깨끗이 패배를 인정했다.
집권 MPRP는 지난해 7월 총선거에서 '사회민주주의 노선의 확립'을 내세워 의회 의석 76석 가운데 72석을 차지했고, 전체 21개 주의 주지사직을 장악한 바 있어 당분간 독주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가반디는 이번 대선에서 '국가의 안정'을 모토로 연금과 임금 인상, 유목업 재건 등 공약을 내걸었다.
구 민주당 정권이 추진한 급속한 시장경제 개혁의 실패, 2년째 계속된 이상한파에 따른 가축 폐사, 주요수출품인 구리의 국제시세폭락 등으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몽골 국민은 다시 그에게 희망을 위탁했다.
1950년 몽골 서부 자브한 주의 유목민으로 태어난 그는 레닌그라드에서 공과대학을 졸업한 뒤 울란바트르로 돌아와 맥주공장 기술자로 일했다.
80년 MPRP에 입당한 뒤 그는 모스크바 사회과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돌아온 뒤 고속 승진을 거듭, 92년 MPRP 부총재에 선출됐으며 능란한 말솜씨로 '민중의 대변자'로 부각돼 97년 대선에서 승리했다.
딸 바야르마(28)씨를 우리나라에 유학보낸 친한파. 지난 2월에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초청으로 국빈방문, 딸이 수학한 서강대에서 정치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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