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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더 / 까르띠에 코리아 패트릭 즈라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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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더 / 까르띠에 코리아 패트릭 즈라가씨

입력
2001.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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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본 밀입국 사건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정남 씨 일행의 모습은 인민복장의 북한 고위층과는 너무나 달랐다.루이비통 핸드백,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로렉스 손목시계, 까르띠에 허리띠 등의 고가의 제품으로만 휘감은 그들의 모습은 한동안 인구에 회자됐다.

우리 나라에서는 최근 이런 고가품들이 '명품(名品)'으로 불리며 상류층뿐 아니라 중산층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말 그대로 사치품이 아니라 소장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들 제품에는 명품이란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역사가 배어 있다. 명품의 대명사격인 까르띠에 역시 1847년 보석 견습공이었던 루이 프랑스와 까르띠에의 작은 보석 가게가 그 시작이었다.

이후 1904년 영국 에드워드 7세로부터 '영국 황실의 보석상'이라는 명예를 부여 받았고 현재는 보석과 오브제 아트에서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했다.

1984년 서울 하얏트호텔에 매장을 열면서 우리나라에 첫 선을 보인 이래 현재 13개 매장으로 늘어났다.

까르띠에 코리아의 패트릭 즈라가(40) 사장은 1997년 현지 법인 출범 이후 지금까지 사령탑을 맡으면서 회사를 비약적으로 성장시켰다.

1997년 6명에 불과했던 직원 수는 현재 140여명으로 늘어났고, 매출액도 1997년 80억원에서 지난해 700억원으로 9배 가량 급증했다.

이런 놀라운 성장에는 직원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직원들이 내놓은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 그의 '포용력'이 큰 몫을 했다고 한 직원은 귀띔했다.

포용력 있는 즈라가 사장도 필요 없는 지출이나 낭비만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지난해 직원들이 복사 용지를 양면으로 활용해 쓰지 않자 3개월 동안 복사 용지를 그에게서 직접 받아서 쓰도록 한 '사건'은 유명한 일화다.

소장 가치가 있는 고가품을 구입하는 것은 사치가 아니지만 필요 없는 지출은 액수가 아무리 적어도 분명 낭비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의 이런 '구두쇠' 정신이 바로 회사를 이만큼 성장시킨 원동력이었다.

이렇게 매사에 철두철미한 즈라가 사장도 주말이면 어김없이 오토바이를 즐기는 '스피드 광(狂)'으로 변한다. 얼마 전 오토바이로 설악산을 다녀왔다는 그는 조만간 전국을 일주할 계획이라고 한다.

속도에 열광하는 그도 제품의 사후 서비스에서만은 충분히 시간을 갖고 처리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홍콩이나 파리까지 보내서 제품을 손질해 올 정도로 철저하게 서비스를 한다.

즈라가 사장은 모조품과 밀수품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는 "한국이 '모조품의 천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당국이 단속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철저하게 단속하지 않으면 결국 국가 이미지나 경쟁력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한국에 귀금속류 밀수가 성행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일본이 귀금속 관세를 인하해 밀수품을 크게 줄이는 효과를 본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한국도 이제는 어엿한 선진국 반열에 들기 위해 고가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My 키워드

▽다양성을 존중하라

민족주의가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나는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아프리카 미국 아시아 유럽 등지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런 경험을 통해 각 민족은 자신들의 독특한 문화적 특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세계인으로 사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포용력을 가져라

서로 다른 문화들이 융합 되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하나에 하나를 더하면 둘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을 창조해 낸다.

문화가 융합 되기 까지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문화가 융합 되면 그 문화는 이전보다 더 풍부해진다.

회사 운영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방식만을 고집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방식을 수용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이 같은 포용력이 있어야만 더욱 발전할 수 있다.

■까르띠에 어떤회사

까르띠에는 1847년 루이 프랑스와 까르띠에(1819~1904)가 파리 몽토르고이가(街)31번지에서 조그만 보석상점을 연 것이 그 출발이었다.

그 뒤 시계, 가죽, 펜, 라이터, 안경, 스카프 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며 180개 직영 매장과 1만2,000개의 점포를 지닌 세계 최고의 디자인ㆍ제조업체로 성장했다.

현재 까르띠에는 몽블랑, 알프레드 던힐, 피아제, 보메 메르시에, 랑셀, 시거, 상가이 탕 등과 함께 리시몽(Richemont) 그룹에 속해 있다.

1984년 서울 하얏트호텔에 매장을 내고 우리 나라에 진출한 까르띠에는 1997년 5월 현지법인 '까르띠에 코리아'가 설립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서울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과 현대백화점 본점ㆍ무역점, 롯데백화점 본점, 부산 현대백화점, 파라다이스호텔의 직영 매장을 포함해 서울 롯데호텔 면세점, 롯데월드 면세점, SKM 면세점, 롯데 인천공항 면세점, 부산 롯데 부산 면세점 등 모두 13개 매장이 있다.

1997년 까르띠에 코리아 설립 당시 6명에 불과했던 직원수는 현재 140여명으로 크게 늘었고 97년 8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도 지난 해 700억원으로 증가했다.

■패트릭 즈라가 His Story

▦1961년 3월 9일 프랑스 파리 출생

▦학력: 유러피언 비즈니스 스쿨 졸업(1984)

▦경력: 까르띠에 인터내셔널 파리 입사(1985)/ 까르띠에 인터내셔널 파리 상품기획부장(1988~1989)/ PBM 프랑스 상품기획부장(1989~1990)/ PBM 홍콩 영업담당부장(1991~1994)/ LMC 마이애미ㆍ멕시코 VP영업기획부장(1994~1996)/ LMC FE 홍콩 한국담당 부장(1996~1997)/ 까르띠에 코리아 사장(1997~)

▦취미: 오토바이 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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