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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동시집 '닭들에게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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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동시집 '닭들에게 미안해'

입력
2001.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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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은 쏟아지는데 동시집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외국에서 화려하게 만든 그림책ㆍ동화책을 번역한 것들은 하루에도 수십 종씩 출간되고 있어도, 우리 어린이들의 정서를 나타내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동시집은 오히려 사라진다.'닭들에게 미안해'(현대문학어린이 발행)는 동시가 홀대 받는 가운데 그래도 좋은 우리 동시를 골라 읽히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동시집이다.

"동시가 1년간 1,000여 편이나 발표되었다면 깜작 놀라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발표된 동시 작품을 어린이들은 몇 편이나 읽어 보았을까요?"

아동문학평론가 김용희씨는 책의 기획의도를 이렇게 묻는다. '닭들에게 미안해'는 김씨와 원종찬 최윤정 최지훈씨 등 아동문학 전문가 4명이 2000년 3월~2001년 2월 국내 잡지와 일간지 20여 종에 발표된 1,000 편이 넘는 동시 중에서 47편을 골라 실었다. 현대문학어린이 출판사는 앞으로 매년 '아동문학가가 뽑은 올해의 동시' 시리즈를 낼 계획이다.

아무리 세상이 변한다 해도 변치 않는 무구한 동심, 오히려 시대가 빠르게 변할수록 천진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되돌아보게 하는 서정성과 창의성이 이 동시들에 담겨있다.

김은영씨의 표제작은 아이들의 천진성을 재미있게 드러낸 작품이다. '방문을 열면/ 닭들이 나란히 서서/ 나를 지켜본다././ 혹시 모이 줄까 하고// 그런데 모이 안 주고// 달걀만 꺼내 올 땐/ 정말 미안하다'

유희윤씨의 '봄눈'은 동심에 비친 부모의 사랑을 눈물겹게 그려냈다. ' "금방 가야 할 걸/ 뭐하러 내려 왔니?"// 엄마는// 시골에 홀로 계신/ 외할머니의 봄눈입니다./

/ 눈물 글썽한 봄눈입니다.' 엄마가 아이와 시골 외할머니를 뵈러 갔다. 오죽 반가울까만, 금방 돌아가야 하는 딸과 외손주를 보는 외할머니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아이가 보기에 외할머니의 눈물은, 엄마와 자기를 늘 곁에 두고 보지 못하고 떠나보내야 하는 마음이 봄눈 녹듯 녹아내린 것이다. 엄마는 봄눈이라는 상징이 된다.

이외에도 학원 다니랴 컴퓨터게임 하랴 바쁜 요즘 아이들의 일상을 그린 시, 정겹고 가슴 아린 가족 사랑을 다룬 시 등 원로부터 신예까지 아동문학계의 대표적 시인들이 쓴 동시들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의 마음까지 정화시켜 준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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