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명예회장 정식재판에 회부

계열사에 대한 부당 저리대출로 회사에 수십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약식기소된 대신증권 명예회장 양재봉(76)씨에 대해 법원이 정식재판에 회부했다.법원은 특히 "검찰이 특별법으로 가중처벌해야 함에도 형량이 가벼운 일반법을 적용해 경미한 처벌을 내렸다"며 축소수사도 지적했다.

서울지법 형사21단독 백제흠 판사는 21일 서울지검이 지난 17일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 벌금 4,500만원에 약식기소한 양씨를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백 판사는 "개별 범죄금액이 최고 11억여원이나 되고 총액도 29억여원에 이르는 등 특경가법상 배임죄가 적용되어야 할 사건"이라며 "특경가법에는 벌금형 자체가 없기 때문에 벌금형인 약식기소로는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백 판사는 이어 "정현준씨 사건 등의 관련자들이 중형을 선고받은 선례를 볼 때 양씨도 정식재판에서 높은 징역형이 예상된다"며 "1,000억원대에 달하는 부당대출 부분을 제외하고 저리대출 부분만 기소한 것도 납득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은 "부당대출액은 여러 차례 만기연장이 이뤄진 탓에 총액이 커졌을 뿐"이라며 "모두 변제가 가능해 실제 피해가 없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양씨는 1998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3개 계열사에 실세금리보다 4% 낮은 금리로 모두 1,017억원을 빌려줘 대신증권에 29억3,500만원 이상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약식기소됐었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고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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