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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론' 강원래 병상일지 낸 김 송 "원래씨 좀 나아지면 결혼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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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론' 강원래 병상일지 낸 김 송 "원래씨 좀 나아지면 결혼할래요"

입력
2001.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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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씨가 이렇게 내곁에서 짜증도 내고 웃기기도 하고.저는 그 이상 바랄 게 없어요. "'클론'강원래의 애인 김송(30)은 그렇게 강원래를 지키고 있었다. 지난해 11월 오토바이사고를 당한 후 강원래는 6개월째 집에도 한 번 못 들어갔다.

KBS '쇼! 여러분의 토요일'(토요일 오후 6시 10분)이 강원래의 투병과정을 담은 다큐 '다시 부르는 쿵따리샤바라'에서 그는 고전적인 순정과 지극한 인간애를 가득 내뿜는다.

대소변을 받아내기 위해 강원래의 한쪽 다리를 가는 목에 들러 맨 모습이 무척이나 힘겨워 보인다. 하루 여섯번 이상 이런 수발을 해야 한다.

사고로 교감신경이 끊어져 땀이 줄고 소변량이 많아졌는데도 본인은 '소변이 마렵다'는 느낌조차 없다.

게다가 욕창 방지를 위해 자다가도 일어나 두 시간마다 자세를 바꿔줘야 한다. 몸이 약한 김송이지만 마음대로 아프지도 못한다. "제가 아니면 오빠를 돌볼 사람이 없으니까요."

그래도 가끔 긴장이 풀릴 때면 온몸에 뻐근한 통증을 느낀다. 강원래는 현재 신경이 살아 있는 가슴 윗쪽만으로 재활훈련을 받고 있다. 하반신이 회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태.

김송은 헛된 기대는 갖지 않는다.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니기"때문이다. 하지만 사고 후 몇 번 죽을 고비를 넘길 때에 비하면 지금은 백 배쯤 행복하다고 한다.

그는 지난주 강원래와의 만남과 사랑, 병상일지를 담은 '장미를 사랑한 선인장'(시공사)을 출간했다. "원래씨는 무대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는 장미였고, 저는 선인장이었지요."

고작해야 몇 년에 한 번 꽃을 피우는, 건기에 제 몸을 바쳐 사막의 생명을 살리는 선인장처럼 강원래에게 그는 그런 존재이다. 가장 마음 아픈 것은 부모님이다.

"어머니가 '이제는 행복해야 할 텐데.무슨 팔자가 그러냐'라며 우세요. 그래도 제 선택을 존중해 주시니까."

부모님 얘기만 나오면 눈물부터 앞선다. 스스로도 막막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지만, 정작 앞날을 생각하면 캄캄해요.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것 뿐이죠."

방송이 나간 이후 사람들, 특히 비슷한 장애를 겪는 이들의 격려가 많은 힘이 된다고 말한다.

조심스레 미래의 계획도 세워 본다. "상체를 좀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되면 결혼을 할 생각이예요. 아이는 시험관으로 갖고요."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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