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관치금융 하기 싫다"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와 현대건설 처리를 놓고 채권단과 투신권의 중간에 낀 금융감독원의 푸념이다.채권단은 금감원이 감독권을 내세워 채권단 결의안을 투신권에 관철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있고, 투신권은 금융상품 성격이 다른 은행들과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금감원에 고통경감을 위한 '관치'를 호소하고 있다.
이달초 하이닉스 회사채 만기연장과 관련, 수차례 투신사 사장단 회의가 열렸지만 채권단 요청으로 머리를 맞댄 적은 한번도 없었다.
현대건설 처리와 관련해서도 채권단은 차선책(출자전환 동참 대신 금리인하 및 만기연장)을 마련했지만, 외환은행 임원은 금감원 문턱만 드나들 뿐이다. 투신권도 신탁재산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동료 빚쟁이(은행)'보다는 금감원에 '사정하는 것'이 오히려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기관들이 과거 타성에 젖어 오히려 관치금융을 요구하고 있다"며 "올해 퇴출심사 대상기업이 1,200여개에 달하고 이중 채무조정을 해줘야할 회생가능기업이 상당수인데 그때마다 양쪽에서 조정을 호소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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