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사업 추진여부가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농림부가 대안으로 동진강과 만경강의 순차적 개발방안을 내놓자 갯벌 보전론자들을 중심으로 반대논리가 제기되고 있다. 일단 방조제가 만들어지면 갯벌은 사라지는데, 무슨 순차적 개발이냐는 것이다.그러나 이는 순차적 개발방안을 깊이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주장이다.순차적 개발방안은 동진측 간척지부터 개발한 후 만경측 간척지는 배수갑문을 통해 해수를 유통시키면서 수질이 개선된 후 개발하자는 대안이다.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배수갑문을 통해 해수를 유입시켜 방조제 안쪽의 수위를 적절히 조절할 경우 만경측은 계속해서 갯벌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즉, 해수유통시 만경측 갯벌의 90% 이상은 주기적으로 바닷물과 접촉하게 되고 이때의 만경수역 염분농도는 2만4,000~3만3,000ppm으로서 현재의 새만금해역 염분농도 2만4,400~3만3,500ppm과 거의 유사해 지금과 같은 갯벌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갯벌유지가 어려운 곳은 약 990㏊정도인데 이곳은 자연생태지역으로 조성ㆍ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하면 지금 환경단체가 우려하고 있는 만경강 수질문제는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
또 하나의 이슈가 갯벌과 생태계문제다. 환경단체들은 갯벌이 사라지면서 생물들도 완전히 자취를 감출 것이라며 환경친화적인 개발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도 지나치게 근시안적이다. 갯벌이 농지로 바뀐다는 사실은 왜 인정하지 않는가.
농지는 그 자체가 하나의 작은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인공습지로서의 기능을 하는 논은 각종 미생물과 곤충과 잡초가 공존하고 있는 생명체의 서식처이다.
이러한 생명체들이 생태계의 법칙에 따라 상호 영향을 미치며 인간의 건강한 생존을 가능케 하고 있다.
갯벌이 사라지면 생물체도 완전히 사라진다는 주장과는 달리 담수호를 중심으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만 하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철새도래지 69개소 중 철새의 마리수가 많은 순으로는 농업용 간척지가 1~7위를 모두 차지해 환경친화적인 개발은 있을 수 없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갯벌에서 생산되는 어패류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어패류 대신 생산될 14만톤의 미곡의 중요성은 왜 인식하지 못하는지, 해양생태계를 주장하면서 담수생태계는 왜 인식하지 못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새만금사업은 부족한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중요국책사업으로, 지금 중단하는 것은 엄청난 비용부담과 새로운 환경재앙 등 부작용을 수반하기 때문에 무작정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한 대안이 아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바로 환경친화적 개발이다. 개발과 환경의 조화를 통해 식량생산과 수자원개발 등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생태계와 환경보전이라는 부가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환경친화적 개발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택해야 하는 유일한 대안인 것이다.
특히 새만금사업은 장시간을 요하는 사업이므로 현시점이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고 추진되어야 한다.
미래는 첨단기술 도입으로 인해 환경문제도 새로운 차원에서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 각계에서 우려하고 있는 환경문제를 충분히 해결해 내면서 새만금사업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그동안의 소모적 논쟁을 중단하고 미래의 시각에서 새만금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다함께 힘을 모으는 지혜를 보여야 한다.
박승우·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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