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의문 사진상규명위원회가 1980년 5월 당시 공수부대원의 양심선언을 접수, 진압군에 피살, 암매장된 것으로 발표한 55년생 남자(본보 19일자 27면 보도)는 전남 보성 출신 박병현(당시 25세)씨로 확인됐다.당시 현장에 박씨와 함께 있었던 친구 김모(47)씨는 20일 "양심선언 내용으로 보아 친구 박병현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80년 5월23일께 병현이와 함께 모내기를 위해 고향인 보성으로 내려가다 광주 남구 노대동 인성고 뒤편 저수지 부근에서 공수부대원들을 만났다" 며 "보리밭에 숨어 있는데 병현이가 달아난 방향에서 총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그는 "6월초 병현이 아버지와 경찰들과 함께 현장으로 갔는데 시신은 마을 주민들에 의해 이장돼 있었고 시계 등 소지품은 모두 없어졌다"며 "당시 주민들로부터 병현이가 저수지에서 100~200㎙ 떨어진 고추 밭에 엎드려 있었고 군인들이 '손들고 나와라. 셋을 세겠다'고 해 일어나자 총을 쏘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씨의 증언은 5ㆍ18민중항쟁유족회가 89년 5월 발간한 '광주민중항쟁비망록-망월동 묘지명'이라는 책자에 적혀 있는 박씨의 사망 일시(5월23일), 장소(노대마을 앞산)와 일치한다. 박씨는 90년 12월 5ㆍ18 관련자로 인정받아 보상을 받았으며 시신은 5ㆍ18묘지에 안치돼 있다.
광주=김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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