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방어(MD) 추진을 둘러싸고 대립해온 미국과 러시아가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 MD 체제를 둘러싼 국제적 논의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미국과 러시아는 18일부터 MD와 군비감축협정에 대한 실무협상에 착수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 협상의 결과를 토대로 다음달 16일 슬로베니아의 수도 루블랴나에서 정상회담을 갖게될 것이라고 백악관이 이날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의 유럽순방에 맞춰 열리는 이 회담은 부시와 푸틴 대통령간의 첫 만남이 된다.
실무협상의 의제는 ▦MD 추진의 명분인 '깡패국가'미사일 위협의 개념 규정▦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의 유효성 평가 등에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국간 협상이 시작됐다는 것 자체가 30여년간 세계 핵균형의 발판이었던 ABM협정 개정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러시아측이 MD 반대를 내세우면서도 세계전략 주도권 유지를 위해 미국측과 타협할 뜻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이고리 이바노프 외무장관을 통해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한 친서에서 "MD계획은 ABM협정과 주요 군축협정을 무효화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양국간 협의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바노프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MD에 비판적인 국가들과 결속해 미국에 대항할 의도가 없으며, (ABM)협정은 장애물이 아니다"며 MD에 무조건 반대하지 않는다는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반면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협상 파트너들과 합의가 이루어지든 않든 미국이 행동을 취해야할 시간이 올 것"이라며 MD추진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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