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경찰이 한국인 소녀가 신나치 청년들에 의해 납치돼 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사건을 자작극이라고 발표해 독일 동포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독일 뒤셀도르프 경찰청은 18일 현지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인 소녀(15)가 지난달 1일 신나치주의자 4명에 의해 끌려가 팔뚝에 칼로 나치 문양을 새기는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사건을 조사한 결과 이 사건은 피해자로 알려진 한국인 소녀의 자작극으로 결론 내렸다고 발표하고 이 사실을 우리 당국에 통보했다.
20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독일 경찰은 자작극의 근거로 ▦사건 현장 주변에 창문을 열어 놓은 집이 많았으나 비명소리를 들은 사람이 없으며 ▲ 나치 문양을 정밀 진단한 결과 칼로 인한 외상으로 볼 수 없는 가벼운 상처이고 ▲ 사건 후 법의학 전문가와의 면담 때 소녀의 진술이 앞뒤가 맞지 않는 점 등을 제시했다.
독일 경찰은 자작극 동기에 대해 "사춘기 소녀의 민감한 정서와 개인적 문제"라며 "소녀의 아버지와 접촉하려 했으나 아버지가 독일 경찰을 불신, 면담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독일 동포들은 이번 사건을 극우파에 의한 대표적 인권탄압 사례로 규정, '한인 소녀 피습사건 대책위원회'를 결성한 뒤 5일 극우파의 폭력에 반대하고 독일 사회 인권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하는 평화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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