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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베트남 통일과 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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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베트남 통일과 관용

입력
2001.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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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과 시장개혁'. 베트남 지식인들은 1975년 남북 베트남 통일후의 노정을 두 단어로 요약했다.느엔 뒤 퀴 국립인문사회과학원장은 "통일후 남북 베트남의 초중고 학제(남측 12년, 북측 10년)가 달랐지만 무려 10년간 두 학제를 유지하고서야 겨우 단일화했다"며 "입시에서도 북부 학생들은 종전대로 러시아어와 중국어를, 남부 베트남 학생들은 영어와 불어를 선택하도록 배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 후 보복을 우려했지만 보복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관용과 인내심을 강조했다. 시장경제도입에 정신이 없어 독일처럼 통일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진 못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통합을 이루었다는 자부심만은 대단했다.

인내심은 시장 도입 정책에도 이어지는 듯 하다. 루 비 호 베트남 발전전략 연구소장은 1986년 도이 모이(쇄신정책)후 등장한 퇴폐적인 밤 문화, 청소년 헤로인 복용 등에 대해 "당초 부정적 측면을 허용하겠다는 의도는 아니었지만 현실로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사회주의 국가인 북부 베트남에 의해 무력으로 통일을 이뤘다는 점에서, 북한과 달리 자본주의적 경험을 지녔다는 점에서 베트남의 역사는 우리와 다르다.

하지만 통일과정에서 그들이 견지한 자세만은 인상적이다. 대북지원 때마다 나오는 '퍼주기'논란, 북한 변화 논쟁 등은 우리가 좁은 시야에서 통일을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영섭 정치부기자 younglee@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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