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는 20일 대구 월드컵 경기장 개장식에 나란히 참석하는 등 대구ㆍ경북지역 민심잡기 경쟁을 벌였다.○김중권 대표는 이날 대구지역 운전기사불자연합 초청 간담회에서 "정치는 지역을 배경으로 한다.영남인의 한 사람으로 마음껏 기지개를 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대표는 이어 "이 지역의 사랑과 애정을 바탕으로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정치인으로 커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회창 총재는 박근혜,강재섭 부총재, 김만제 정책위의장 등 대구
·경북지역 의원과 이재오 총무,김무성 총재비서실장,김문수 제1사무부총장 등 중앙당 당직자와 함께 개장식에 참석한 뒤 인근 식당에서 대구·경북지역 위원장 및 시도지부 관계자들과 만찬을 함께 했다.
○월드컵 경기장 개장식에서는 이 총재와 김 대표 사이에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총재의 연설 모습이 경기장내에 설치된 대형 멀티비전 2개를 통해 클로즈업돼 전달됐으나,뒤이은 김 대표의 연설은 전혀 방영이 되지 않은 것이 발단.민주당측 지구당위원장들은 "이렇게 김 대표를 홀대할 수가 있냐"라며 의자를 발로 차며 항의했다.주최측은 "KBS가 축구 중계를 위해 화면 송출을 중단하는 바람에 방송되지 못 했다'고 말했으나KBS측은 "6개의 화면을 제공해 줬다.어떤 화면을 송출할지는 주최측의 선택"이라고 반박했다.
시축 행사를 둘러싸고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 총재는 당초 주최측의 배려로 단독 시축을 하도록 돼 있었으나 민주당에서 항의,'없던 일'로 했다.이 총재와 김 대표는 대시 함께 운동장에 내려가 뇌성마비 장애인 채경훈(24)씨의 시축을 지켜본 뒤 공에 사인을 했다.이 과정에서 이 총재의 사인장면은 장내방송을 통해 관중들에게 알려졌으나,김 대표는 아예 방송이 되지 않아 민주당측 관계자들이 재차 발끈했다. 민주당 경북도지부는 논평을 내고 "문희갑 시장과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시민의 축제로 치러야 할 개장식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주장하며 한나라당과 대구시의 사과를 요구했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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