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002 월드컵에 맞춰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온 새 시립미술관 건립 공사가 도급 건설사의 채권 가압류 등으로 한 달 이상 공사가 중단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이에 따라 오는 12월까지 완공해 준비과정 등을 거쳐 내년 4월 개관하려던 당초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부실한 업체 선정으로 '문화월드컵' 준비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시는 18일 중구 서소문동 37 옛 대법원 건물을 증ㆍ개축해 조성하는 새 시립미술관 공사에 대해 지난달 14일 공사중지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공사 도급 대표사인 H종합건설이 시립미술관 공사비를 채권으로 가압류당하는 바람에 현장감독과 안전관리인이 작업장에 출근하지 않는 등 공사가 제대로 안돼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시는 뒤늦게 H종합건설을 부정당 업체로 지정, 입찰참가 등을 제한토록 조달청에 요청하는 한편 공사장 현장감독 미배치에 대해서는 형사고발했다.
시는 이어 공동 도급사인 한일건설에서 나머지 공사를 맡아 진행하는 방안 등을 강구중이지만 H종합건설측과 공사비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어 공사가 언제 본격 재개될 지는 미지수이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인 준공목표를 맞추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1998년 12월 착공한 시립미술관 개관 공사는 현재 공정률이 39%에 불과하다.
현재 중구 예장동 옛 서울고 자리에 있는 시립미술관을 내년 4월 이곳으로 이전ㆍ개관, 2002 월드컵을 문화월드컵으로 치르기 위해 추진돼온 새 시립미술관 공사는 모두 278여억원이 된다.
대지 7,665평에 건평 4,063평으로 옛 대법원 건물의 정면을 그대로 살려 증ㆍ개축, 서울을 대표할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발전시킨다는 것이 당초 시의 계획이다.
한편 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최대한 공사를 앞당겨 월드컵 이전에 개관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며 "그러나 개관준비에 적어도 3~4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여 연말까지 공사가 끝나지 않으면 월드컵 이전 개관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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