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노조원 폭력진압 사태로 지난달 19일 해체돼 1개월째 텅빈 인천지방경찰청 기동 2중대 막사를 둘러싼 갖가지 괴담(怪談)이 나돌고 있다.1987년 2월 창설된 기동 2중대는 집회와 시위 때 마다 우선적으로 투입돼 온 최정예 부대로 정평이 나있다. 내무생활과 훈련이 혹독해 경찰 내에서는 ‘지옥의 부대’ ‘특수부대’로 불리기까지 했다.
그러나 91년 인천동부경찰서 내 지상3층 새 건물로 이전한 다음해부터 원인 모를 사망사고가 잇따르기 시작했다. 92년 한 부대원(의경)이 과로로 숨졌고 94년에는 휴가 중이던 대원이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했다.
또 97년에는 대원 1명이 부대를 이탈, 영흥도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98년에도 제대 2개월을 앞둔 대원이 내무반에서 갑자기 심장마비로 숨지는 등 6년동안 4명의 젊은 대원이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연이은 사고에 섬뜩함을 느낀 대원들은 숨진 대원들이 거처하던 내무반 3곳을 폐쇄하는 한편, 고인들의 관물대 등을 다시 만들어 생전 그대로 보전했다. 지난해 초에는 돼지머리와 떡, 과일 등을 차려놓고 정성스레 새천년 맞이 고사(告祀)까지 지냈다.
그러나 이런 노력도 헛되이 기동 2중대는 지난달 19일 경찰 조직 사상 처음으로 부대가 해체당하는 비운을 겪고 말았다.
인천동부경찰서 에서만 20여년 근무했던 이모(45) 경사는 “이 곳은 일제 때 간장공장 자리였는데 공장 지하실에서 한국인 학살이나 고문 등 만행이 저질러졌다는 얘기가 떠돈다”며 “경찰서보다는 종교시설이 들어서야 할 자리였던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송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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