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이 지금의 종로구 평창동 집을 떠나 용산구 동부이촌동으로 이사한다.5월말이나 6월초를 목표로 이사 준비에 분주하다. 동부이촌동 시대를 열게 될 새로운 집은 50평대의 아파트로 6억원 정도를 주고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세로 살고 있는 평창동 집의 전세금을 빼고, 목포에 있던 작은 빌라 한 채를 팔았다. 평창동에 따로 소유하고 있던 집은 팔리지 않아 전세를 놓아 돈을 보탰다.
권 전 최고위원의 이사가 관심을 끄는 것은 평창동이 정치인들에게는 '터가 안 좋은 동네'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2년부터 평창동에서 살아 온 권 전 최고위원은 정권교체를 이룬 영광의 시기에 '한보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는 등 오히려 낙담의 세월을 보냈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 차남 현철(賢哲)씨, 최형우(崔炯佑) 전 의원 등도 이 동네에서 '큰 일'을 당했다.
때문에 권 전 최고위원이 이사를 결심한 것을 두고 동교동계 좌장으로서 대선 국면에서 '킹 메이커'역할 등 마음의 준비를 마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권 전 최고위원이 사석에서 '2단계 전당대회론'을 제기한 시기와도 묘하게 맞물려 있다.
그러나 권 전 최고위원은 "눈이 많았던 지난해 겨울 고지대인 평창동 집에 차도 못 타고 오르내리느라 고생이 무척 많았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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