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 대입 기숙학원 화재 참사는 단순히 안전 불감증을 탓할 사고가 아니다. 교육을 비롯해 모든 분야에서 기본과 원칙을 무시한 채, 오로지 개인의 목표와 이익 추구를 위한 무한 경쟁을 강요하고 매달리는 우리 사회의 그릇된 현실이 초래한 비극이다.남녀 재수생 8명의 목숨과 꿈을 질식 시키고 불태운 것은 한갓 담뱃불이나 누전이 아니다.
이름만 강의실인 학원 옥상 가건물에 도사린 사회의 모순과 병폐가 아까운 청소년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이런 적폐를 그대로 둔 채 무모한 경쟁으로만 치닫는 사회가 과연 밝고 건강한 미래를 기대 할 수 있을지 새삼 회의하지 않을 수 없다.
참사의 가까운 원인은 가건물 창고를 강의실로 전용한 학원주의 탐욕이다. 창문마다 방범용 쇠창살이 설치된 창고에 학생들을 몰아 넣은 탓에, 잠깐 탄 불을 피할 탈출구가 없었던 것이다.
치열한 입시 경쟁을 틈 타 돈벌이에만 눈 먼 학원주의 불법행위를 방치한 행정 당국의 직무유기는 참사의 또 다른 원인이다.
대형 화재 때마다 드러난 관ㆍ민 합작 비리와 안전 불감증은 이제 탓하기 조차 지겨울 정도다.
한층 근본적인 병폐는 청소년들을 허술한 기숙학원에 몰아넣고 입시교육을 강요하는 사회 현실과 국민 의식에 있다.
청소년들의 안전과 복지를 외면한 무한 경쟁을 통해 어떤 가치와 목표에 이를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기본과 원칙을 저버린 사회의 앞날은 밝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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