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한 조지 W 부시 미국 정부의 시각이 "보다 엄격한 조건" 을 부과하는 것으로 선회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해 당근뿐만 아니라 채찍도 사용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16일 연례보고서를 통해 밝혔다.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이 연구소는 이날 발표한 국제정세 및 각 지역의 안보문제에 관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빌 클린턴 정부는 서울이 평양을 포용하는 것을 지원한 반면 북한에 대한 회의를 갖고 있는 부시 정부는 한국 정부의 외교 정책을 구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부시 미국 정부의 출범과 함께 남북한이 추진하던 이산가족 상봉과 철도 복원 계획이 차질을 빚었고 정부간 접촉도 동결됐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보고서는 이어 올해 남북한 관계는 지난해 6월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얻었던 '평화' 추진력을 유지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향후 전망은 과거 수년간 보다는 여전히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김대통령의 햇볕정책과 관련, 2002년 대선을 앞두고 한국 국민은 북한의 붕괴나 통일에 따른 비용을 걱정하던 과거와 달리,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탱시키는 데 소요될 비용에 대해 우려하기 시작했다며 한국 국민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차별적 접근방식으로 햇볕정책을 추진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1997년 환란 이후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김대중 정부는 정치적으로도 수세에 몰려있다고 전한 뒤 북한에 대한 정부의 양보에 반기를 들고 있는 야당도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관련, 그의 예상 밖의 사회ㆍ정치적 능력에도 불구, 김 위원장은 여전히 "예측불가능하고 배후 조종적" 이라고 평가하고, 그가 얼마나 변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으로 개혁에 대한 "희망적인 조짐" 이 나타나고 있으며 북한 경제는 여전히 어렵지만 상황은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보고서는 미국의 정권이 교체되면서 아시아의 안보 환경이 불확실하게 됐다며 미국과 중국이 앞으로 더욱 대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일본은 미국의 공세적 전략으로 이 지역에서의 역할을 확대할지 여부를 놓고 어려운 선택을 해야만 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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