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살림을 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가 또다시 삐걱거리고 있다.지난해 말부터 양재동 사옥에서 '동거'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국내 영업 부진을 이유로 각사 영업마케팅의 핵인 국내영업본부의 '별거'를 선언하고 나선 것.
현대차는 현재 기존 계동사옥과 광화문 서울 파이낸스센터 빌딩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계동사옥은 비어있어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는 반면 '계열분리'란 명분에 역행한다는 것이 걸림돌. 결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를 파이낸스센터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내부의 관측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이미 파이낸스센터측과 사옥 전체를 옮기는 방안을 논의한 적이 있다.
기아차는 강남 지역 건물을 물색 중이다. 기아차 김중섭 국내영업본부장은 "건물이 구해지는대로 이사 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어 조만간 양사의 '강남ㆍ북 할거시대'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의 국내영업본부 분리 추진은 한지붕 살림이 시너지 효과 보다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합병된 기아차는 현대차의 그늘에 가려 브랜드 차별화에 실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양사 모두 양재동 사옥에 들어간 이후 시장점유율이 오히려 줄어 들었다. 양재동 사옥 시대의 첫 실적인 올 1ㆍ4분기 내수판매는 시장점유율이 전년 동기에 비해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2.15%포인트, 0.08%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중섭 본부장은 "국내 영업본부가 함께 있으면 서로 경쟁력이 생기지 않는다"며 "기아차의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서도 어쩔 수 없이 분리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