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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백악관보좌관 발언 의미 - 美 對北대화 강경기조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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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백악관보좌관 발언 의미 - 美 對北대화 강경기조 재확인

입력
2001.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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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4일 언급한 대북정책기조는 여러가지 면에서 관심을 끌 만하다.라이스 보좌관은 이날 국제민주정당연합(IDU)에 참석한 각국 정치인들을 상대로 백악관 4층 브리핑룸에서 가진 연설에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신뢰할 수 없다"면서 "그런 인물과 함께 일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검증절차가 마련돼야 한다"고 재차 천명했다.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나온 것이긴 하지만 라이스 보좌관의 언급은 최근 대북대화 재개의사를 거듭 내비친 콜린 파월 장관, 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 등 국무부 고위당국자들의 발언과 뉘앙스 차이가 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도 "라이스는 국무부 라인의 유화적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한미정상회담에서 표출됐던 부시 행정부의 부정적 시각이 바뀔 만한 이유가 없다는 점을 드러내려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소식통은 또 "부시 행정부가 조만간 평양과의 대화를 재개하기는 하겠지만 대화방식은 클린턴 행정부 때와는 달리 철저한 상호주의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특히 딕 체니 부통령과 라이스 보좌관이 주도하는 백악관의 분위기가 국무부보다 한결 강경한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라이스 보좌관이 "김정일이 최근 수년 동안 무언가 위협적인 행동을 구사함으로써 대가를 받는 행동방식을 취해왔다"며 "부시 대통령은 이제 그 같은 행동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고 강조한 것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

'공갈협박(blackmail)'전략에 밀리는 형식의 협상은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향후 북미대화과정이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진통을 겪을 것인지를 짐작케 한다.

파월 장관이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미대화 재개의사를 밝히면서도 "대화는 미국이 정한 시점과 장소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점도 새삼 의미를 갖기 시작하고 있다.

의회 등을 의식한 측면도 있지만 앞으로 대화를 '미국주도'로 진행할 것임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크게 보면 라이스의 발언과 같은 틀 속에 있다. 과거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는 대부분 북한이 지정하는 장소에서 협상이 이뤄졌었고 미국에서 만날 때에는 북한측 대표단의 여비까지 상당부분 지원하기도 했다.

워싱턴의 외교분석가는 "대북정책 검토가 완료되는 다음달 중순께 북한과 미국이 협상테이블에 앉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고 "그러나 철저한 검증과 상호주의를 내세울 미국의 입장으로 인해 대화는 당분간 공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점쳤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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