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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 극단 유 '한여름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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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 극단 유 '한여름밤의 꿈'

입력
2001.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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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가 또 한번 변덕을 부린다. 극단 유는 '한여름밤의 꿈'을 현대 대도시에 사는 갑남을녀의 이야기로 바꿨다.사랑마저 어른의 뜻에 따라야 하는 부잣집 남녀 두 쌍이 숲으로 도망간다. 숲속은 요정의 세계다. 그러나 이 요정들은 천진무구하지만은 않다. 인간세계의 사랑과 결혼, 법과 제도가 어떤 것인 지를 알고 있는 요즘 요정들이다.

무대는 한국의 대도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황량한 공간에 달 하나만 둥실 떠 있는 공간이다. 젊은이들의 활기야 예나 지금이나 다름 없지만 그들을 둘러싼 부유한 공간은 오히려 삭막하다.

뿐만 아니라 부자들의 파티를 어두운 색채로 그리거나, 그들의 몸짓에서 활기를 빼고 수동적 색채로 그린 것 등 역시 기존 통념을 배반한다

이번 무대는 뉴욕 실험극의 진원지 오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6년 동안 활동한 연출가 임형택(39)씨의 실험성이 큰 몫을 했다.

보통 3시간 걸리는 상연 시간이 원작의 문학적 표현을 절제, 2시간으로 압축됐다. '명성황후'의 뮤지컬 음악 감독 박칼린이 동서양의 음악 어법은 물론 랩까지 드나들며 작곡했다. 또 청춘 남녀들의 옷차림은 현대적인 일상복, 요정들은 잠옷 차림이다.

연출가 임씨는 "셰익스피어의 성차별주의, 계급차별주가 걸러지지 않은 원작이 도달한 세계가 진정한 해피 엔드인가"라고 반문하며 "이 무대를 통해 계급적 차별이 엄연히 존재하는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극이 '우리 슬픈 이야기'라는 부제를 단 것은 그같은 연출 의도 때문이다.

'품바'의 정규수, 프리랜서 아나운서 임성민이 연인으로 등장한다. 배해선 박동빈 등 출연.

25일~7월 1일까지 유시어터. 화~금 오후 8시, 토 오후 4시 7시, 일 오후 6시.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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