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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공무원 4명 휠체어체험 "장애인 고통 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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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공무원 4명 휠체어체험 "장애인 고통 알 것 같아요"

입력
2001.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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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를 타고 다닌다는 것이 이렇게까지 힘든 줄 몰랐습니다."16일 장애인 체험에 나선 서울시청 직원 박원근(43ㆍ공원녹지과 7급)씨는 3시간여의 체험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날 행사는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회장 이건희)가 장애인이 겪는 어려움을 인식시키고 장애인 관련 시설 확보를 촉구하기 위해 시 공무원들을 초청해 이루어졌다.

박씨 등 공무원 4명이 휠체어를 타고 잠실 교통회관을 나선 것은 오후 1시. 박씨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회관 1층 정문을 나서 100여m 떨어진 8호선 잠실역사까지 가는 데 10분이나 걸렸다.

휠체어를 미는 것이 힘에 겨운데다 울퉁불퉁한 보도블럭 때문에 휠체어가 비틀비틀하는 바람에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됐다.

역사에서 계단을 내려가기 위해 휠체어 리프트 벨을 눌렀다. 역무원의 도움을 받아 3분여를 내려갔다.

"휠체어가 내려가는 동안 울리는 벨소리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측은한 듯 바라볼 때 괜히 창피함이 느껴졌습니다. 장애인들이 느낄 소외감에 가슴이 저며오더군요."

간신히 내려간 역사 화장실에서도 30여분을 헤매야 했다. 장애인용 화장실에 들어섰지만 변기를 앞에 두고 방향을 틀 수 없어 다시 나와 뒤로 들어가기를 십여 차례. "변기 옆 팔 받침대를 젖히고 옮겨 앉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잠실역 2호선 1번 출구로 나와 한국통신 송파전화국에 도착했을 때 마지막 고행길이 펼쳐졌다. 10여m의 경사길에서 자꾸만 뒤로 밀려나는 바람에 전화국 입구를 코 앞에 두고도 들어가지 못한 것이다.

이날 체험을 마친 공무원들은 한결같이 "장애인의 어려움을 제대로 알게 됐다"며 "앞으로 장애인 관련 정책에 최대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장애인협회는 시 공무원과 건축사 등 470명을 대상으로 11월까지 장애인 체험 행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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