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는 스스로 찾아야 하는거죠""내레이터 모델을 선망하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정상급이 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하기선(22ㆍ서울 금천구 독산동)씨는 경력 4년의 내레이터 모델. 하씨는 "겉모습은 화려해 보이지만, 아픔이 많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외국어나 말솜씨보다 외모가 내레이터 모델로서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고, 거리에서 제품 홍보를 하고 있노라면 추근대는 남성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면접을 보기 위해 자기 소개서를 쓸 때는 키, 몸무게는 기본이고 심지어는 발치수까지 온갖 신체치수를 적어내야 한다.
"여성부가 출범하는 등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하는데도, 여성으로서 특히 도우미로서 사회활동하기는 여전히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 해 6월 성희롱한 남성을 대상으로 소송을 벌였다. 두 딸을 키우는, 너무나도 평범한 가장이자 샐러리맨이 술에 취한 채 휴대폰단말기 홍보를 하고 있던 그에게 희롱을 걸어왔던 것이다.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곳을 수소문해 당시 여성특위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리자 담당자가 소송을 하면 충분히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알려주었다.
남동생도 남자친구도 "주변 사람들이 모두 알게 될까 봐" 말렸다. 하씨는 "3개월의 지루한 싸움을 끝내고 나니, 업체에서도 도우미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고 다른 도우미들도 이제는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고 했다"며 "권리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씨는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고3때 아버지의 사업이 부도나면서 돈을 벌어야 했다"며 "내레이터 모델은 돈은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이지만, 체력을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25세가 넘으면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드라마 작가를 꿈꾸면서 요즘에는 습작에 열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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