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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26% 이자도 못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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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26% 이자도 못벌어

입력
2001.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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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조업체 4개사 가운데 1개사가 아직도 영업 이익으로 금융기관에 낼 이자도 못버는 등 만성적인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0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연매출 20억원 이상의 제조업체 표본 2,15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자보상비율이 100%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이 26.3%에 달했으며, 이 비율이 2년 이상 100% 미만인 기업도 16.7%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현재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기업은 4대그룹 계열사 4개사 등 모두 572개사로 이들 기업의 차입금은 총 115조원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금융기관들이 부실기업 상시퇴출시스템을 강도 높게 추진해 나가지 않을 경우 이들 기업이 '블랙홀'처럼 시중 자금을 빨아들일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됐으나 차입금은 과다

2000년말 현재 제조업의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은 210.6%로 1999년말(214.7%)보다 4.1%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68년(207.5%)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자기자본비율도 32.2%로 99년말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문제는 기업들이 빚을 많이 갚아 부채를 줄였다기보다는 증자나 자산재평가를 통해 자본을 늘리거나 차입금 출자전환, 채무면제 등 금융기관 지원을 받아 부채비율이 하락했다는데 있다.

절대적인 부채규모가 줄지 않았기 때문에 금융비용 부담이 과중해 기업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말 현재 국내기업들의 차입금 의존도(41.2%)는 미국(27.8%) 일본(33.1%)등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높은 상황이다.

▲ 기업 수익성 악화일로

2000년 중 제조업의 매출액경상이익률은 1.3%로 전년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기업들이 1999년에는 1,000원어치 팔아 17원의 이익을 냈다면 지난해에는 13

원 밖에 이익을 내지 못했다는 얘기다.

정정호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정보통신업종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환율 상승에 따른 대규모 환차손과 주가 하락으로 인한 유가증권 평가 손실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조업의 환차손 규모는 3조5,000억원에 달했으며 출자지분 평가손이 10조4,000억원, 주식투자 손실분은 1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편 건설업의 경우 매출액경상이익률(2000년 -3.9%)이 4년 연속 적자상태를 보이고 있어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연쇄부도 사태까지 우려되고 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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