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에 소규모 사설 투자펀드가 확산되고 있다.10억~20억원 규모의 이들 펀드는 전원주택 바람이 불었던 1990년대 중반, 전원단지 공동 조성을 위해 결성된 동호회 펀드가 원조다. 1998년 이후 부동산시장 침체로 사라졌던 이들 펀드가 올들어 지속된 저금리와 불투명한 증시상황으로 투자처를 잃은 대기자금을 겨냥해, 고수익을 내걸고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 초부터 여윳돈이 많은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진 사설 펀드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서도 투자자를 모집하는 등 세를 더욱 키우고 있다.
여기에 태인컨설팅, 제주스 코리아 등 일부 부동산 전문 컨설팅업체도 뛰어들어 사설펀드 바람을 부채질하고 있다.
결성방식도 예전과 달리 다양하다. ▦펀드매니저가 투자자 한 명씩 별도 계약을 통해 직접 모집하는 '1:1펀드', ▦투자자들이 스스로 모여 5년차 가량의 부동산 중개업자를 펀드매니저로 모셔오는 '동호회펀드' ▦땅주인이 투자자를 모아 보유토지를 개발해 이익을 나누는 '토지펀드' 등 각양각색이다.
펀드운영은 주로 경매물건을 낙찰 받거나 다세대 월세 주택을 구입해 리모델링한 후 임대료를 재분배해 수익을 낸다. 일부는 비싼 주상복합아파트나 고급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를 통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건 10억이 넘어가는 물건일수록 좋은 물건이라도 수요자가 드물어 구입이 쉽다는 원리를 이용한다. '쇠고기 한 근 사는 것 보다 쇠고기 한 마리 사서 나눠먹는 것이 더 이득' 이라는 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 20%이상의 고수익을 내거는 펀드일수록 투자자 보호장치가 없어 위험부담이 크다"고 지적한다.
사설 투자펀드의 인ㆍ허가나 운영에 관한 법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펀드의 안정성과 운영의 투명성, 수익 분배의 합리성이 결여되기 쉽다.
21세기 컨설팅사의 한광호(32)과장은 " 결국 개인책임아래 투자하는 셈이므로 터무니없는 고수익을 내건 업체보다 신용도와 수익성, 분석능력을 갖춘 컨설팅 업체 중심의 펀드를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황종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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