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가 분당신도시를 비롯해 시내 러브호텔 건립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칼을 빼들고 나섰다.시는 그 동안 수 차례에 걸쳐 관련 조례를 개정하면서 러브호텔 건립을 막으려고 했으나 업자들이 까다로운 규정에 맞춰 끊임없이 건축허가를 신청해오자 15일 더욱 강력한 '업그레이드판' 규제안을 내놓은 것이다.
새 규제안의 내용은 주거지 가까이 러브호텔이 들어서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 분당신도시 백궁ㆍ정자지구 등의 숙박업소에 대해 주거지에서 400㎙ 이상 떨어지도록 하는 조례다. 이 조례는 시의회 통과를 거쳐 이르면 8월부터 분당신도시 전 지역에 적용된다.
시는 당초 이 일대 숙박업소의 거리제한을 주거지로부터 200㎙ 이상으로 하는 조례안을 내놓았으나 시민단체들이 "백궁ㆍ정자지구는 물론 야탑동 일대에 러브호텔을 건립할 수 있는 상업지역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200㎙로는 너무 미흡하다"고 반발하자 거리제한 폭을 2배로 확대시켰다.
시는 이와 함께 수정ㆍ중원구 일대는 주거지로부터 150㎙ 이상 떨어져야 숙박업소를 허가해주기로 조례를 개정키로 했다.
이 일대는 숙박업소가 들어설 수 있는 상업지역이 주택가와 인접해 있어 사실상 러브호텔 신축이 불가능해지는 셈이다.
시가 이처럼 러브호텔 허가조건을 강화하는 이유는 업자들의 건립의지가 너무도 강하기 때문.
백궁ㆍ정자지구는 2005년까지 6,700여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설 대형 주거지역인데도 지난 해 6월까지만 해도 주변 상업지역에 러브호텔 10여 개가 성업 중이거나 건축허가를 받아놓은 상태여서 엄청난 민원이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해 7월 숙박업소에 대해 ▦객실은 30실 이상이어야 하고 ▦업소내에 레스토랑 등 주민근린시설을 반드시 설치해야 하며 ▦성곽이나 뾰족지붕 등 러브호텔을 연상시키는 외형은 불허하는 내용으로 도시계획 조례를 개정했다.
시는 이 조례에 맞춰 러브호텔을 지을 경우 엄청난 건축비 등으로 수익을 보기 힘들어 업자들이 러브호텔 신축을 포기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업자들이 이 규정에 맞춰서라도 짓겠다며 4~5건의 숙박업소 신축을 추진하자 시가 이번에 러브호텔 건립을 원천적으로 막겠다고 나선 것이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러브호텔 건립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규제를 대폭 강화할 수 밖에 없다"며 "이후에도 업자들이 러브호텔을 또 짓겠다고 나서면 더욱 강력한 규제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창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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