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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엔형제, 느와르르 칸에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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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엔형제, 느와르르 칸에 돌아오다

입력
2001.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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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감독으로 코엔형제만큼 칸 영화제 단골손님도 없다. 1991년 ‘바톤 핑크’로 황금종려상, 96년 ‘파고’로 감독상(조엘 코엔)을 받았고 5년만에 또한번 ‘거기에 없는 남자’(The Man Who Wasn’t There)로 수상을 노린다.지난해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에 이어 2년 연속 칸 본선에 진출한 코엔형제는 데뷔시절의 장르로 돌아가 있었다.

열정, 살인 그리고 응징. ‘거기에 없는 남자’는 시대배경인 1940년대 영화처럼 흑백필름에 모든 것을 담아냈다.

84년 ‘분노의 저격자’(Blood Simple)가 그랬듯이 이 영화도 캘리포니아 작은 마을 이발소에서 일하는 남자(빌리 밥 손튼)가 초라한 일상에서 탈출하려다 살인을 저지르고 그 살인으로 등장인물 모두가 불행에 빠지는 이야기이다.

‘파고’처럼 형인 조엘이 감독, 동생 에단이 제작, 조엘의 아내인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여주인공 역을 맡았다.

13일 나란히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세 사람은 ‘영원한 영화제작의 트리오’임을 과시했다. 조엘감독은 “흑백필름으로 찍자는 아이디어도 동생과 각본을 쓸 때부터 생각했다.

흑백의 대비와 그림자를 통해 감정을 섬세하게 드러낼 수 있었다‘고 했다. 촬영도중 조지 클루니가 갑자기 캐스팅돼 ‘오, 형제여…’를 먼저 찍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세 사람이 다시 돌아왔을 때는 여전히 열의를 갖고 있었다고 했다.

코엔 형제는 이야기의 단서를 제임스 캐인의 작품과 ‘우편 배달부는 벨을 두번 울린다’의 미국 소설에서 얻었고, 그것을 통해 미국 중산층의 단면을 위트와 아이러니로 표현했다.

에단 코엔은 빌리 밥 손튼의 연기를 칭찬했다. 영화에서 그는 40년대 몽고메리 클리프트를 연상시켰다. 아니나 다를까.

“이 영화가 그때 만들어졌다면 몽고메리가 그 역을 했을 것이다. 마치 그가 살아 온 것 같았다.”아내 ‘도리스’ 역 역시 코엔 형제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맥도먼드를 염두에 두었다.

맥도먼드는 “8년 전에 도리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도전해 볼만한 역할이라 생각했다. 삶에 환상을 가지지 않은, 바람난 이 여자를 나는 ‘사랑스런 암캐’라고 부르고 싶다.”

이대현 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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