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고등학생 10여명이 욕설을 했다고 나무라는 교사를 집단폭행한 사실이 피해교사의 공개로 스승의 날인 15일 뒤늦게 밝혀졌다.이날 광주 A고에 따르면 사건은 토요일인 12일 오전 11시20분께 이 학교 3학년5반 교실에서 중간고사 3교시 생물시험 직전 자리배치를 하던 시험감독 B(60) 교사에게 C(18)군이 "xx놈 염병하네"라며 욕설을 하자 함께 시험감독을 들어온 동료 D(32) 교사가 C군의 목 부위를 한 차례 때리면서 시작됐다.
이어 D교사가 C군의 머리채를 잡고 교실 밖으로 끌고 나가려 하자 같은 반 E(18)군 등 남학생 4명과 여학생 10여명이 달려들어 D교사의 손목을 꺾고 쓰러뜨린 뒤 발로 짓밟는 등 집단 폭행했다. D교사는 가슴과 발 등에 심한 타박상을 입었다.
C군은 시험 직전 교실 앞에서 B교사가 "수업태도 불량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오라는데 왜 아무 소식이 없느냐"고 E군을 나무라며 들어서자 B교사에게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측은 이날 5반 학생 31명 전원에게 경위서를 받는 한편 14일 방과 후 긴급 교무회의를 소집, 관련 학생은 학칙에 따라 처벌하고 사건 자체는 외부에 알리지 않기로 했다.
당시 D교사의 손목을 꺽은 E군은 "선생님과 함께 넘어졌는데 학생들이 달려들어 마구 때리는 바람에 선생님도 많이 맞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피해자인 D교사와 이 학교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E군을 제외하고는 학생들이 한결 같이 "선생님이 때렸지 우리는 때리지 않았다"고 진술, 반성의 빛이 전혀 보이지 않음에 따라 15일 이 사건을 언론에 공개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편 학교측은 이날 스승의 날 행사를 모두 취소하고 폭행사실이 밝혀지는 학생에 대해서는 다른 학교로 전학을 권유하거나 퇴학 처분키로 했다.
안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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