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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런 수사결과 누가 믿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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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런 수사결과 누가 믿겠나

입력
2001.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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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간의 무성한 설(說)과 의혹에도 불구하고 병역비리 수사가 박노항 원사의 개인비리 차원으로 마무리할 듯한 징조가 보여 유감이다.'혹시나'했던 기대가 '역시나'로 끝날 전망이다. 이번에도 비리의 실체를 밝혀내지 못한다면 병역비리는 사실상 또 유야무야될 처지다.

그간 몇 차례 대통령의 추상 같은 명령에도 불구하고 이번 중간수사결과는 항간의 의혹도 불식시키지 못하는 수준이다. 오히려 변죽수사에 대한 강한 의구심만 증폭시키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군 검찰이 14일 박 원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뢰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하고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숱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박 원사 한 사람의 혐의에 치중한 느낌이다. 이런 수사결과로 성난 민심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면 순진하다.

수사당국의 수준이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느냐는 조소와 비아냥을 어떻게 극복할지 의심스럽다.

상식적인 얘기지만 병역비리는 판정관이 부탁하는 쪽의 위세에 부담감을 갖고 말려드는 경우가 상례다. '힘있는'부서의 청탁을 물리치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말려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군내부에서 힘깨나 쓰는 기관이 어디 헌병병과 뿐이겠는가. 소도 웃지 않을 중간수사결과는 박 원사를 비롯한 합조단 전직간부 등의 혐의만 나열했을 뿐이다.

그 동안 연루소문이 끊이지 않았던 기무사 등의 관련혐의는 전혀 거론이 되지 않았다.

특히 금번 중간수사결과는 지난 99년 수사 때 제기됐던 기무사의 개입의혹에 관한 언급이 일체 없다.

수사진의 의지 부족인지, 아니면 외압 때문인지 모르나 성역 없는 수사라고 보기가 어려운 대목이다.

오죽했으면 유학중인 1차 병역비리 수사 때의 군 수석 검찰관이 "기무사 관련 비리를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고 박노항 개인비리로 한정한다면 수사는 반쪽으로 종결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겠는가.

거듭 지적하지만 이런 수사결과로는 의혹을 잠재우기는커녕 더 부풀리게 할 뿐이다. 민심은 또다시 변죽만 울리다 만 수사결과에 조롱과 비아냥을 보내게 될 것이다.

병역비리를 정말 발본색원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군 검찰 스스로 성역을 두고 수사에 임한다면 결과는 뻔하다.

지금까지 알려져 왔던 사회지도층이나 정치인 등의 연루혐의는 거의 밝혀내지 못했다. 시중에는 수사진이 못 밝히는 게 아니라 안 밝히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수사당국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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