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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더 / 오미아코리아 정충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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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더 / 오미아코리아 정충시 사장

입력
2001.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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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는 고집스럽게 한가지 품목만 생산하는 세계 최고의 기업이 많다.1884년 창업 이래 117년 동안 오로지 탄산칼슘 제조에만 전념해 온 스위스 오미아그룹도 이런 기업이다.

석회석이나 대리석에서 추출되는 탄산칼슘은 충전재와 강화재로 쓰이며 종이와 페인트, 플라스틱, 화장품, 치약, 벽지, 타이어, 의약품 등 80여가지 제품에 쓰이는 필수 원료다.

오미아그룹은 전세계 탄산칼슘 시장의 70% 가량을 점유한 독보적인 업체다. 탄산칼슘 하나로 세계 최고 기업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한 분야에서 성공했다 싶으면 문어발식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대다수 우리 기업과는 사뭇 다른 경영 방식이다.

오미아그룹 한국법인 오미아코리아의 정충시(48) 사장 역시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기 1년 전인 1975년 LG화학에 입사한 이래 줄곧 한길만 걸어온 전문인이다.

정 사장이 1999년 오미아코리아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이런 '고집스러움'이 높이 평가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원칙과 기본을 중시하고 합리적인 경영을 추구하는 오미아그룹의 경영철학에 부합되는 전형적인 인물이다.

정 사장이 오미아코리아의 사령탑에 오른 1999년의 매출액은 전년의 436억원보다 50% 가까이 증가한 616억원이었고, 2000년에는 839억원으로 급증했다.

오미아코리아의 급성장은 '인간을 존중하라'는 그의 경영철학에 힘입은 바 크다. 그는 CEO 자리에 오른 뒤 직원 급여를 100% 인상하는 등 사기 진작에 우선 순위를 두었다.

아울러 회사와의 일체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 직원의 부모뿐만 아니라 장인ㆍ장모에게도 정기적으로 용돈을 보내고 있다.

또 분기마다 경영실적을 낱낱이 발표해 회사의 신뢰도를 높였다. 전 직원이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당연히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 지난 해 10억원에 이르렀던 직원 1인당 매출액이 올해는 30% 증가한 13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정 사장은 환경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탄산칼슘 제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기 오염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1999년 말 전북 군산, 경북 안동, 강원 함백의 공장이 국내 업계 최초로 ISO9002(품질경영체제)를 획득했고 지난해 12월에는 2개 공장이 ISO14000(환경경영체제)을 따냈다.

정 사장은 외국기업이라고 하면 모두 국부(國富)를 유출하는 기업이라고 생각하는 일부 편견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

오미아코리아는 그동안 국내에서 제대로 생산할 수 없었던 탄산칼슘을 국산화함으로써 연간 2,6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뒀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일본 등지에 100억원 어치를 수출해 국부를 창출했기 때문이다.

현재 정 사장이 몰두하고 있는 화두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이다. 사실상 독점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는 자세로 생산성과 효율을 극대화하는 '점프21' 3개년 경영혁신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탄산칼슘 공업의 역사가 바로 오미아의 역사였던 만큼 앞으로 오미아코리아가 어떤 미래를 그려나갈지 기대가 크다.

■정충시 His story

▲ 1954년 전남 목포 출생

▲ 학력: 목포고(1972)-서울대 화학공학과 졸업(1976)/서울대 경영대 EC최고경영자과정 수료(1999)/서울대 경영대 최고경영자과정(AMP) 수료

▲ 경력: LG화학(1975~1999)/LG화학 도쿄지사장(1984)/LG화학 기획관리팀장(1994)/LG 파농 헝가리법인 대표이사(1994)/LG화학 건자재사업부문 수출담당 본부장(1998)/오미아코리아 대표이사 사장(1999)

▲ 활동: 사단법인 한국광업회 이사/한국외국기업협회 부회장/금강라이온스클럽 354-D지구 부회장

▲ 취미: 골프ㆍ여행

권대익기자

dkwon@hk.co.kr

■ My키워드

▲리더에게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사람을 육성하고 지도하는 데는 보편 타당한 원칙이 필요하지만 세태에 맞는 유연성도 사람들을 이끄는 데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현 상황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그 사람이 어떠한 시대와 사회에서 성장했는지도 감안해야 한다는 뜻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논리보다는 감성을 판단의 척도로 삼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회사는 감성이 아닌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규칙이나 약속을 정확히 지키지 않으면 제대로 업무를 진행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리더는 어떤 일을 왜 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 자신의 성장을 스스로 책임져라.

우리 모두는 자신이 하는 일이 자신과 조직에게 어떤 성과를 가져다 줄 지 자문해 봐야 한다. 성과를 이루어야만 조직에서 지속적인 신뢰와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과를 이끌어내는 역량은 스스로 키워나가야 한다.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이 유익한 요소이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를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역량을 키워 스스로 비중 있는 사람으로 자리잡는 과정이 바로 자기 성장이다.

▲ 비전을 가져라.

회사가 제시하는 비전에 적극적으로 따라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회사의 비전을 따르기만 하는 추종자로 머물러서는 안된다.

회사를 이끄는 리더 자리에 오를 것을 대비해 자신의 비전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은 결코 현재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 사장은 회사 직원들에게 항상 "어떤 조직에서든 남을 이끌 수 있는 자질과 실력을 갖추라"고 당부한다.

■오미아코리아 어떤 회사

탄산칼슘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오미아그룹의 현지법인 오미아코리아는 1971년 설립됐으며 오미아그룹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미아코리아의 본사는 충북 제천에 있으며 전북 군산, 경북 안동, 강원 함백 등 3곳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다.

오미아코리아가 생산하는 탄산칼슘의 70%는 한솔제지, 한국제지, 신무림제지 등 국내 제지업체에 판매되고 있다. 나머지는 LG화학, 한화종합화학 등 화학업체와 페인트 업체에 공급된다.

회사 설립 이후 노사분규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을 정도로 모범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경영자와 사원 간의 정기적인 대화로 종업원의 고충을 해결하는 등 돈독한 신뢰관계를 지속하며 주5일 근무제, 자기계발비 지원, 완벽한 사무환경 확보 등 직원 처우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1998년 436억원이었던 매출액이 정충시 사장이 오미아코리아를 맡은 99년에는 616억원, 2000년에는 839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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