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18일은 우리 현대사의 아픈 상징이다. 21년 세월이 흐르면서 5ㆍ18이 '폭동' 에서, '민주화운동' 으로 그리고 '민중항쟁' 으로 용어와 의미가 바뀐 것처럼 역사의 현장 안팎에 있었던 사람들도 변했다.5ㆍ18로 통칭되는 광주민중항쟁이 드라마로 부활한다. 그 동안 5ㆍ18은 영화, 연극, 무용 등 다양한 예술 장르에서 작품화했다.
물론 방송에서도 1989년 MBC '어머니의 노래'를 시작으로 다큐 등에서 소개되기도 했지만, 18일 방송될 MBC 2부작 특집극 '낮에도 별이 뜬다' (김운경 극본, 임화민 연출)는 사실상 처음으로 광주민중항쟁을 본격적으로 다룬 드라마다.
요즘 광주 등지에서 촬영을 계속하고 있는 임화민 PD는 "항쟁과 고문 등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고증을 거쳐 제작에 반영하겠지만, 가슴 속에 광주가 상흔으로 남아있는 사람들의 삶을 중심으로 그 의미를 되짚어 보겠다"고 강조한다.
'낮에도 별이 뜬다' 는 5ㆍ18이 개개인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고 그로 인해 현재의 생활이 어떻게 바뀌었는가를 조명하면서 민주화의 참뜻을 오늘의 시각으로 조명한다.
광주와 아무런 연고가 없는, 역사의식조차 갖고 있지 않던 한 남자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5ㆍ18에 직면하면서 변하는 인생 과정이 드라마의 중심축이다.
술집 웨이터 갑수(감우성)는 계엄포고령이라는 말의 뜻조차 모르고 외상을 받으러 광주에 갔다가 박소장(김하균)과 술을 먹고 여자종업원 양미(김여진)와 함께 여관을 찾는다.
시위하다 쫓기는 대학생이 여관방으로 뛰어들면서 갑수와 양미의 인생은 달라진다.
계엄분소로 끌려가 이틀간 고생하다 풀려난 두 사람은 양미 남동생의 싸늘한 주검을 목격하면서 시위현장에 뛰어든다.
갑수는 고문 끝에 5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되면서 재야인사, 학생운동가, 노동자들을 만난다. 21년 후 재야인사는 시의회 의장이 됐고 학생운동가는 국회의원이 됐다.
고문으로 불구가 된 갑수는 알코올 중독자로 전락해 양미의 보살핌을 받는 처지로 전락한다. 갑수는 자신을 고문했던 강상사(명계남)를 찾아나선다.
5ㆍ18이 다가온다. "왜 찔렀지, 왜 쏘았지 트럭에 실려 어딜 갔지."로 시작하는 '5월의 노래' 가 울려퍼질 것이다. 그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드라마다.
배국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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